‘받은 글’ 붙이면 급등하는 주가… 선행매매 우려 커져

이광수 2023. 7.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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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메신저에 공유되는 정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와 작성자를 파악하기 어려운 '받은 글' 형태로 정보가 공유되다 보니 감독당국도 적발과 처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5일 텔레그램에서 주식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에는 일제히 LS가 '제2의 POSCO홀딩스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글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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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메신저에 공유되는 정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은 물론 일부 기관 투자자의 선행매매 수법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출처와 작성자를 파악하기 어려운 ‘받은 글’ 형태로 정보가 공유되다 보니 감독당국도 적발과 처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텔레그램에서 특정 종목에 대한 ‘받은 글’이 돌면 상한가로 치솟는 등 기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받은 글은 출처와 작성자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누군가에게 받았다’는 뜻으로 메신저 등을 통해 공유되는 일종의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지라시’다. 본문 앞에 받은 글이라고 표기돼 있다.

지난 25일 텔레그램에서 주식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에는 일제히 LS가 ‘제2의 POSCO홀딩스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글이 공유됐다. 오전 9시 40분이후로 주식정보를 공유하는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유되기 시작한 해당 글은 다른 주식 텔레그램 채널로 빠른 속도로 퍼졌다.

해당 받은 글은 “LS의 성장 키워드는 해상풍력과 2차전지 소재, 전기와 관련된 풀밸류체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S일렉트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상장이서 지주사인 LS를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받은글이 확산되면서 급격하게 LS와 LS일렉트릭에 수급이 몰리며 동반 급등했다. 해당 받은 글에서 특히 강조한 LS의 경우 상한가로 치솟았다.

LS의 경우 시가총액 3조원이 넘는 대형주다. 한국거래소에서 상·하한가 제한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로 단 한 번도 상한가에 근접한 적이 없었지만, 텔레그램 받은 글 효과로 상한가 기록을 세웠다.

이튿날 유사한 형태의 받은 글이 텔레그램에서 돌았다. 이번에는 티로보틱스가 ‘제2의 두산로보틱스’라는 내용의 글이 공유되면서 티로보틱스는 오전 장에서만 전 거래일보다 26%까지 치솟았다. 오후에 낙폭을 줄였지만 19.25% 상승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티로보티스의 거래량은 963만4481주로 전장 대비 4배 이상 튀었다.

이 밖에도 이달 텔레그램 주식투자 채널 등에서 받은 글이 공유됐던 나스미디어(7월 6일 7.66% 상승)도 급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텔레그램 받은 글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 증권가에서는 리포트 제목에 이를 활용한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장문수 연구원은 28일 현대모비스 분석 보고서를 내면서 ‘받) 글로벌 OEM 전동화 수주 진행 중’이라는 제목을 붙여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텔레그램 받은 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선행매매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자본시장법상 처벌이 가능하다”며 “다만 정보 유통의 특성상 적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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