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일영 “2027년 종료하는 벤처기업특별법, 상시법 전환해야”
벤처기업특별법 개정안 발의
그런 그가 이번엔 벤처기업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벤처기업특별법은 ‘한시법’으로 제정돼 2027년 12월 일몰 예정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고, 벤처·스타트업계 상황은 어떤지 정 의원에게 물었다.
Q. 이번에 발의한 ‘벤처기업특별법 개정안’에는 무슨 내용이 담겼나.
A.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특별법)은 벤처기업의 정의는 물론 각종 벤처 생태계 육성과 지원 체계의 제도적 근거가 되는 법이다. 현재 이 법은 2027년 12월 일몰을 맞이할 예정인데, 이번 개정안은 일몰 조항을 삭제해 이를 한시법이 아닌 상시법으로 만들어 우리나라 벤처업계에 안정적 정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벤처기업특별법에는 벤처기업의 정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연 1회 벤처기업 활동 현황·실태조사를 하게 돼 있다. 하지만 벤처업계의 역동성을 고려할 때 연 1회의 조사는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확하고 공신력 있는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실효적인 정책 마련과 제안이 가능한 만큼, 중기부 조사를 연 2회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Q. 벤처·스타트업계 자금난은 얼마나 심각한가.
A. 글로벌 긴축 기조와 더불어 3高(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대내·외 리스크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투자 유치액은 9조9000억원을 훨씬 넘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2조8000억원을 조금 넘어 72%나 감소한 수준이다.
아울러 벤처·스타트업의 경우 시장 투자 유치가 어렵다. 특히 바이오 분야와 같이 신성장 산업의 투자 유치는 위험성이 높다고 인식돼 자금 조달이 더욱 힘든 상황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기 위축이 심화했던 지난해 제약·바이오업계의 IPO 공모 금액은 2021년에 비해 1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Q. 벤처·스타트업 관련 정부 정책에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A.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활동을 하며 가장 아쉬웠던 정부 정책은 2023년도 정부 모태펀드 출자 예산이 크게 줄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에 중기 장관에게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부처는 안일하게도 “괜찮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대내외적 경기 위축 상황 속에서 벤처·스타트업 민간 자금 조달의 마중물 역할을 한 모태펀드 출자 규모가 축소되자 올해 상반기 금융 시장 내 국내 벤처 투자액이 대폭 축소됐다. 명백한 정책의 실패였다.
정책 금융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가지는 벤처·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구조는 성질상 정부 정책 변화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했다고 생각한다. 곧 다시 국정감사 기간이 돌아온다. 구조적 수출 위기, 경기 위축 속에서 다시 한 번 정부의 실책이 발생한다면 돈줄이 마른 벤처업계에 큰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국정감사에 임할 것이다.
Q. 기존 ‘벤처기업특별법’의 효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A. 벤처기업특별법은 벤처업계를 위한 종합 지원 체계의 제도적 근거다. 이 법은 벤처 산업 태동기인 지난 1997년 한시법으로 제정됐고 이후 벤처 산업에 대한 지원이 꾸준히 필요하다는 경각심 속에 두 차례나 일몰 기한이 연장됐다. 하지만 한시법의 특성상 현행 벤처기업특별법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했다. 매 일몰이 다가올 때마다 벤처기업특별법의 생명이 연장될 수 있을지가 시장에서는 큰 불확실성으로 작동했다. 또한 이 법에는 벤처기업에 맞춘 조세특례나 노무, M&A(인수합병) 등 기업 활동을 하는 데 필수적인 제도도 담겨 있기 때문에, 법이 사라지게 되면 벤처기업들의 기업 활동 자체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아울러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벤처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Q.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벤처·스타트업 성장에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
A. 벤처기업특별법의 상시화 전환이 성공한다면, 국회와 정부는 벤처 생태계 특수성을 고려한 장기적 육성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벤처·스타트업은 법에 포함된 여러 지원 제도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한시법 특성상 발생하는 제도적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면 벤처·스타트업 투자 유치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한, 실효적인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해 필수적인 신속·정확한 실태조사의 근거 규정이 마련된다면, 국회와 정부가 실제 벤처업계에 도움이 되는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날 ‘상한가’ 신풍제약, 갑작스런 급락...왜?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에코프로 실적은? - 매일경제
- 순살자이, 흐르지오, 통뼈캐슬...불신의 ‘K건설’ - 매일경제
- 에코프로 ‘와르르’ 무너지자...‘우리 차례’ 급등한 종목은 - 매일경제
- [속보] 행안부, 지진 위기경보 단계 ‘주의’로 상향...동해 4.5 지진 후속조치 - 매일경제
- 호주 뚫은 한화 ‘레드백’... 방산업계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할 일 많다” - 매일경제
- 현대로템 방산 수출 기대감↑...키움증권 “중장기 성장 기대”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2분기 바닥” 삼성전자 목표가 줄상향...‘9만전자’ 갈까 - 매일경제
- “엘앤에프, 4분기부터 수익성 회복 전망”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교사뿐이랴...분노가 일상인 ‘악성 민원인’에 몸서리치는 MZ 공무원들 [오늘도 출근, K직딩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