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려라” 시진핑 특명에도 지갑 “꽉” [생생中國]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벌써 시들해지고 있다.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 경제가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더블딥 우려까지 제기되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3%를 기록해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7.3%)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에 상하이·베이징 도시 봉쇄로 성장률이 0.4%로 주저앉았던 것을 고려하면 기저 효과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기대 이하’ 성적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로 보면 올 2분기 GDP는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부진한 성적표는 침체된 내수 시장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비 지출은 중국 GDP 기여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더욱이 미중 갈등을 겪으며 내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내수 확대를 최고 정책 목표로 내세우는 것도 이런 연장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말 2023년 경제 운영 방침을 발표하면서 “내수 부진이 현재 경제 운영의 가장 큰 문제”라며 “전폭적인 내수 확대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중국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리오프닝과 기저 효과에 힘입어 올해 4월 증가율이 18.4%에 달했다. 5월에도 12.7% 증가율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6월 들어 긍정적인 흐름에 제동이 걸리면서 증가율이 3.1%에 그쳤다.
더욱이 6월에는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 중 하나인 6·18 행사가 진행되면서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행사 이후 징둥닷컴, 타오바오 등 주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역대 처음으로 행사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 소비 현장 체감 경기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왕푸징과 함께 중국 최대 쇼핑 성지로 꼽히는 시단 쇼핑거리 일부 쇼핑몰들에서는 ‘창고 대방출’ ‘땡처리 특가’ 같은 간판을 걸어놓고 영업을 하는 점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중국 SNS에서 ‘떨이 상품 랜덤박스’를 검색하면 수천 개의 글이 올라온다.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마트나 편의점들이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재고로 쌓인 상품을 랜덤박스로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대폭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소비 시장 전망도 어둡다. 소비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용 시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고용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중국 도시 실업률은 5.2%로 전달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를 기록해 한 달 만에 또다시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16.7%에서 올해 1월 17.3%, 2월 18.1%, 3월 19.6%로 계속 높아진 후 지난 4월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며 중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하지만 이후에도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7월은 중국 대학교 졸업 시즌이다. 올해 대졸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58만명에 달하는 만큼 중국 청년 실업률은 앞으로도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불안이 지속되면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이로 인해 경기 침체가 빨라지면 고용 시장이 추가로 얼어붙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9호 (2023.07.26~2023.08.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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