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악수 거부해 '실격'된 우크라 펜싱 선수, 파리올림픽 기회 얻어

김현정 2023. 7. 2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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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대회 출전 중 맞붙은 러시아 선수와 경기 후 악수를 거부했다가 실격된 우크라이나 선수 올하 하를란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보장했다.

그러나 하를란은 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출신 스미르노바와의 악수를 거부한 채 경기장을 떠났다.

하를란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만 4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여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탠 우크라이나 펜싱의 간판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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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대회 중 러시아 선수와 악수 거부
IOC "특수상황 고려해 추가 쿼터 할당"약속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 중 맞붙은 러시아 선수와 경기 후 악수를 거부했다가 실격된 우크라이나 선수 올하 하를란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보장했다.

28일(현지시간) IOC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하를란에게 "당신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남은 기간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추가 쿼터를 할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극도로 어려운 이 시기에 IOC는 우크라이나 선수들,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커뮤니티와 계속해서 완전한 연대를 유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하를란은 전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3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사브르 개인전 64강에서 러시아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상대로 15-7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이후 스미르노바와 악수를 하지 않아 실격 처리됐다.

우크라이나 펜싱 선수 올하 하를란[사진출처=EPA 연합뉴스]

국제펜싱연맹(FIE) 규정에 따르면 두 선수는 경기 결과가 나온 후 반드시 악수해야 한다. 그러나 하를란은 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출신 스미르노바와의 악수를 거부한 채 경기장을 떠났다. 하를란이 자리를 뜬 후 스미르노바는 피스트(펜싱 코트)에 의자를 놓고 앉아 50분 가량 경기장을 지키며 항의의 뜻을 표현했고, 이후 하를란은 실격 처리됐다.

하를란에게 악수를 거부당한 러시아 펜싱 선수 스미르노바가 피스트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다.[사진출처=AFP 연합뉴스]

하를란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만 4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여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탠 우크라이나 펜싱의 간판선수다. 악수 거부 때문에 우크라이나 선수가 실격되는 일이 벌어지자 경기장 안팎에서는 파문이 일었다.

하를란은 실격 처리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은 무척 힘들면서도 중요한 날이었다"며 "그 선수와 악수하고 싶지 않았고, 그 마음대로 행동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격시키려 한다고 들었을 땐 비명을 지를 정도로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세상이 변하는 만큼 규칙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를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지지하는 가족, 팀, 나라, 모든 사람을 위해 경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어려웠던 며칠 동안 전 세계에서 받은 모든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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