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남해로 귀촌한 부부 "지금 당장 행복하려고요"

남해시대 김수연 2023. 7. 29. 19: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문마을카페 김향옥·송선호 부부 "제빵교육부터 밴드음악 동호회까지 바쁘고 여유로워"

[남해시대 김수연]

 서변마을에서 서문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향옥(오른쪽)·송선호(왼쪽)씨 부부.
ⓒ 남해시대
경남 남해읍 서변마을 서문마을카페에 가면 부드러운 버터 향이 솔솔 풍기는 스콘과 머핀, 신선한 원두로 내린 커피와 시원한 에이드가 기다린다.

그곳에서는 사람 좋은 인상의 김향옥(50)·송선호(55)씨 부부를 만날 수 있다. 스콘은 밀가루와 버터에 발효된 곡물가루를 섞어 만드는 빵으로 영국에서 유래한 것답게 차와 함께 곁들이면 제격이다. 향옥씨의 빵도 그랬다. 신선한 커피와 함께하는 스콘과 머핀의 맛은 일품이다. 서문마을카페는 서변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곳으로 '빵다믈'이라는 빵카페로 시작했다가 작년 12월 이 부부를 만나면서 현재의 형태로 변신했다.

그런데 이 카페, 여느 카페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카페라기보다는 요리 스튜디오 느낌이 강하다.

"맞아요. 빵과 커피를 팔기도 하지만 매일 새벽같이 일하는 것도 그렇고 재고 부담도 있고 해서 빵을 많이 만들어 진열하기보다는 주문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김향옥씨의 말이다. 제대로 수익을 남기며 운영이 될까.

"물론 경제성은 떨어지죠. 하지만 신선함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너무 바쁘게 살지 않아도 되니까요."

남편 송선호씨도 말을 거든다. 

이 부부가 도시생활을 접고 남해로 귀촌한 것도 바로 여유롭게 현재를 즐기며 살기 위해서였단다.

"보통은 열심히 돈을 벌어 퇴직하면 행복하게 살자는 마음을 갖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지금 당장 행복하게 사는 걸 추구합니다."

카페는 주문예약제로 운영하고 역시 예약을 받아 제빵교육을 진행한다. 4명에서 10명 정도 모여 신청하면 스콘과 머핀부터 솔트롤, 마들렌, 바나나빵, 피자까지 다양한 빵을 직접 만들어보고 집까지 들고 갈 수 있다. 교육은 15명까지도 가능하며 예약은 전화(010-6716-5894 김향옥 매니저)로만 받는다.

8년 전 뉴질랜드서 두모마을로 귀촌
 
 제과제빵 교육을 예약 신청하면 스콘과 머핀 피자 등 다양한 빵을 만들어보고 시식할 수 있다.
ⓒ 남해시대
김향옥·송선호씨 부부는 8년 전 뉴질랜드 해외생활을 접고 외아들과 함께 두모마을로 무작정 귀촌했다. 이전에는 서울에서 여느 평범한 도시인 가족처럼 직장을 다니고 아이를 키우며 바쁘게 살았다. 밥먹듯 하는 야근과 숨막히는 지하철 출퇴근이 싫어 집과 직장을 정리하고 뉴질랜드 파우포 지역으로 떠났다.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그곳에서 부부는 각자의 전공을 살려 호텔과 회사에서 일하고 아들을 키우며 4~5년 정도 살다가 대지진 때문에 잠시 서울살이를 다시 하기도 했다. 이후 뉴질랜드로 다시 들어가 살다가 한국에 돌아오기로 했다. 이번에는 집값 비싸고 번잡한 서울 대신 뉴질랜드처럼 여유롭고 풍광 좋은 곳을 골랐고 그곳이 남해였다. 

마침 당시 남해군에서 귀농인의 집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던 터라 뉴질랜드에서 서류와 SNS를 활용해 남해군 귀농인의 집 2호 입주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아들은 아직은 도시생활이 좋다며 서울로 가 생활한다.

"마을 분들이 환대해 준 덕에 잘 정착하고 우리도 마을 일 열심히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할 일도 하고싶은 일도 많은 귀촌부부

아내 향옥씨가 카페 운영과 교육에 집중하는 동안 남편 선호씨는 카페 운영 조력자로서는 물론이고 다양한 일을 한다.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상주면 두모마을에서 청년회 총무이자 새마을지도자로 활약하면서 남해대학 컴퓨터소프트웨어공학과에 다니고 있다.

IT 관련 직종에서 일했던 그는 지금도 그쪽 분야 일을 하면서 최근 기술과 트렌드도 익히는 중이다. 그리고 가족밴드 실력을 살려 카페 2층 문화공간에서 드럼과 기타 등 악기 연주를 가르치면서 밴드음악 동호회도 운영할 계획이다. 말이 여유롭다는 거지 몸이 두세 개는 돼야 할 만큼 바쁠 것 같다. 

향옥씨도 만만치 않다. 제과제빵 자격증은 물론이고 커피 바리스타, 아동요리 지도사, 설탕공예, 스킨스쿠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고 요즘은 한국어교원 2급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 중이다. 한마디로 일인다역을 거뜬히 수행하는 멀티플레이어 부부다. 

이 부부가 정중동의 여유와 행복을 누리는 비결,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서변마을 서문마을카페에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