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고, 때리고… 정지윤 17점, 현대건설 KGC 꺾고 컵대회 첫 승

김효경 2023. 7. 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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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현대건설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우승후보 1순위다웠다.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정지윤의 활약을 앞세워 컵대회 첫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완파했다.

현대건설은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30-28, 25-19)으로 이겼다. 현대건설은 세트 득실에서 앞서 도로공사(1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정지윤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17점을 기록했다. 이다현이 블로킹 5개를 잡으면서 13득점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베스트 멤버를 풀가동했다. 양효진, 황연주, 김연견 세 베테랑 선수들이 모두 스타팅에 포함됐고, 국가대표 트리오 김다인, 이다현, 정지윤도 들어갔다.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엔 황민경의 FA 보상선수로 다시 돌아온 김주향이 투입됐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대회니까 우승이 목표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다녀오기도 했고, 부상 선수도 많았지만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지휘하는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황민경-고예림이 리시브를 책임졌다. 하지만 고예림이 수술을 받았고, 황민경이 이적한 상태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강점이 있는 정지윤과 김주향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했다. 강서브를 강조하는 고희진 감독의 KGC인삼공사는 집요하게 두 선수를 노렸다.

KGC인삼공사도 공격적인 선수 구성을 했다. 이소영이 수술 여파로 빠져있는 KGC는 이선우와 박혜민을 선발로 내보냈다. 아포짓 스파이커로는 왼손잡이 이예솔을 투입했다. 고희진 감독은 "마지막 연습 때 이예솔의 컨디션이 좋았다. 경기 전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선발이 될 수 있다. 이선우가 황연주를 막아주길 바라는 포메이션"이라고 설명했다.

1세트는 현대건설이 웃었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리시브가 되면서 세터 김다인이 여러 가지 공격 옵션을 원활하게 사용했다. 정지윤이 6점, 양효진이 5점, 황연주가 4점, 이다현이 3점을 올렸다. 김주향도 2득점하며 공격에 가세했다. 정지윤은 9개, 김주향의 7개의 서브를 실수 없이 받아냈다. 반면 KGC는 리셉션이 흔들리면서 강점인 가운데 공격을 많이 쓰지 못했다.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서브를 받는 현대건설 정지윤. 사진 한국배구연맹

2세트 인삼공사의 매서운 반격이 이어졌다. 정호영과 박은진의 속공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앞서갔다. 아포짓으로 교체투입된 고의정도 활약했다. 박혜민의 오픈 공격까지 터지면서 15-1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나현수와 정시영도 교체 투입돼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4-24 듀스를 만든 현대건설은 나현수의 서브가 바로 넘어온 걸 김다인이 공격해 역전에 성공했다. 28-28에서 김주향의 공격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상대 공격 범실로 승리했다. KGC는 잔실수가 쏟아지며 자멸했다.

기세를 탄 현대건설은 3세트에서도 여유있게 경기를 풀었다. 13-7까지 앞서면서 쉽게 마무리짓는 듯 했다. 하지만 KGC도 그냥 물러나지 않았다. 정호영, 이선우, 박혜민의 득점이 연이어 터지면서 13-14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높이와 집중력을 결국 넘진 못했다. 현대는 23-19에서 정지윤과 이다현의 연속 득점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건설 양효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강성형 감독은 "KGC가 연습경기를 했을 때, 빨라지고 잘 했다. 우리 선수들이 서브 공략을 잘 했다. 상대가 미들블로커 공격이 좋기 때문에 리베로가 아닌 쪽에 서브를 넣으라고 사인을 한대로 잘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김다인이 대표팀에 갔다와서 부상 때문에 많은 양을 소화하진 못했다. 아직 복근 부상이 있다. 나현수는 비시즌 때 개인 훈련 과정에서 잘 성장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잘 했다. 미들블로커도 날개공격수도 가능하다"고 했다.

고희진 감독은 "연습과 너무다 다른 모습이라 당황스러웠다. 빨리 잘 추스려서 두 경기를 잡고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고 감독은 "상대 서브 공략이 좋았다. 그 상황에서 이선우가 가 뚫어내야 하는데 경험과 파워가 아직 부족하다. 잘 준비해야 한다. 세터 염혜선이 연습 때는 좋았다. 본인도 잘 알고 있어 별다른 이야기를 안 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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