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喜悲) 엇갈린 '더 글로리'와 '오징어 게임2' [상반기 드라마 UP&DOWN]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2023년 상반기에도 많은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이중 누군가는 웃었지만 누군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과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울었다. 희비가 오간 작품들을 UP&DOWN으로 되돌아봤다.
◆ (UP) 넷플릭스 '더 글로리'…2023년 상반기 휩쓸었다
올 상반기는 단연 '더 글로리'였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인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여자의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파트1이 공개 7일 차에 최고 순위인 글로벌 4위를 기록했고, 파트2는 공개 3일 만에 1위 정상에 올라서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장르물에 첫 도전한 송혜교를 비롯해 임지연, 이도현, 염혜란, 박성훈, 김히어라, 차주영 등 배우들의 연기력이 주목을 받았다. 동시에 '화이팅 박연진, 멋지다 연진아!', '스튜디어스 혜정아' 등 수많은 대사들이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재조명하며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 (UP) tvN '일타 스캔들'…50대 전도연 로코가 뭐 어때서
역시 전도연이었다. '인간실격' 이후 5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프라하의 연인' 이후 18년 만의 로맨틱 코미디였던 '일타 스캔들'에 대해 전도연은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랜만에 밝은 대본을 받았다"고 했다.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긍정적인 매력으로 돌아온 전도연은 50대 로코를 우려하는 주변의 선입견을 깨부수고 멋지게 복귀에 성공했다.
'일타 강사를 삼켰냐'는 호평을 받은 정경호도 '일타 스캔들'의 흥행에 한몫했다. 특유의 병약미와 하찮은 매력으로 남자 주인공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재하, 오의식, 이봉련, 장영남, 노윤서, 이채민 등 배우들의 호연도 더해지며 4%로 시작한 시청률은 마지막 회 17%로 가파르게 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UP) JTBC '닥터 차정숙'…엄정화가 만난 인생 캐릭터
'더 글로리'와 '일타 스캔들'에 송혜교와 전도연이 있다면 '닥터 차정숙'에는 엄정화가 있다. 스스로 '유일한 드라마 히트작이자 인생 캐릭터'라고 언급할 만큼 '닥터 차정숙'은 최고시청률 18.5%, 2분기 드라마 화제성을 휩쓸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방송 전에는 뻔한 스토리(?)에 중년 배우들로만 구성된 캐스팅에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평범한 주부에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차정숙에 엄정화의 열연이 더해지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불륜에 혼외 자식까지 두고도 넘치는 매력으로 '마성의 하남자'라는 수식어를 얻은 김병철의 디테일한 연기, 그리고 민우혁, 박준금, 송지호, 조아람 등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도 '닥터 차정숙'의 인기에 큰 힘을 더했다.
◆ (DOWN)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탑이 왜 나와? 인맥 캐스팅 논란
예상치 못한 논란도 있었다. 2021년 하반기 전 세계를 휩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2년 만에 새 시즌 촬영을 재개했다.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정호연 등이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던 만큼 새 캐스팅에 관심이 쏠렸는데, 너무 높았던 기대 때문일까. 1차 캐스팅 라인업(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이 공개된 후 여성 캐릭터의 부재로 빈축을 샀다. 2차 캐스팅 라인업에 여배우들이 포함돼 있었지만 주요 배역이 아닌 조연, 감초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며 아쉬움을 더했다. '오징어 게임'은 시즌1 당시에도 한미녀 캐릭터로 젠더 감수성 논란이 불거졌던 바 있다.
2차 캐스팅 라인업(박규영, 조유리, 강애심, 이다윗, 이진욱, 최승현, 노재원, 원지안)에는 마약 후 은퇴를 선언한 탑(최승현)이 포함돼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주연 배우들의 입김으로 캐스팅됐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황동혁 감독이 주도권을 잡고 캐스팅을 강행했다는 비하인드도 흘러나와 빈축을 샀다. 설상가상 촬영이 시작된 이달 초에는 촬영 현장인 인천공항에서 한 스태프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제작진이 사과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 (DOWN) tvN '판도라: 조작된 낙원', TV조선 '아씨 두리안'…힘 못 쓰는 막장 대모들
'판도라: 조작된 낙원'은 '펜트하우스' '황후의 품격' '아내의 유혹'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하고, 김순옥 사단의 현지민 작가가 집필을 맡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펜트하우스'에서 호흡을 맞춘 이지아, 봉태규가 주연으로 합류해 김순옥 사단의 색깔을 강조했지만 복잡한 스토리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방영 중반 시청률 2%대로 추락했다. 3~4%대의 저조한 시청률과 낮은 화제성으로 초라하게 퇴장했다.
김순옥 작가는 하반기 직접 집필한 SBS 드라마 '7인의 탈출'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전작을 함께한 엄기준, 신은경, 윤종훈에 황정음, 이준, 이유비, 조윤희가 새 얼굴로 합류했다. 시청률 제조기라는 타이틀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막장 대모 임성한은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로 성공적인 복귀를 마쳤지만, 연달아 선보인 '아씨두리안'에서는 영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동성애라는 파격 소재는 방영 전 이목을 끌었지만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데는 무리수였다는 평가다. 시청률 역시 4,5% 대로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 (DOWN) JTBC '킹더랜드'…아랍 문화 왜곡 관련 사과
잘나가던 이준호, 윤아 주연의 드라마 '킹더랜드'는 최근 아랍 문화를 왜곡 소동으로 몸살을 앓았다. 7회 등장한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 분)에 여성들과 술을 즐기고, 처음 만난 천사랑(임윤아)에게 추파를 던지는 등 무례한 모습이 부각이 된 것. '킹더랜드'는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글로벌 스트리밍 중이었던 터라 방송 직후 해외 시청자들에게 아랍 문화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아랍권의 시청자들은 아랍 율법에서 음주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바람둥이로 묘사된 사미르가 술을 마시는 모습과 실제 인도인인 아누팜이 아랍인을 연기한 부분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킹더랜드' 측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다. 특정 국가의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킹그룹 회장 구일훈(손병호)의 대사에서도 '아랍왕자'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등장한 점 등이 다시 지적받으면서 반쪽짜리 해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제작사 측은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사과했다.
사진 = 넷플릭스, tvN, JTBC, TV조선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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