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에 스테로이드 주사 놓고 약 판매한 헬스장 사장 '벌금'

약사법 등 위반 벌금 200만원 선고

자신이 운영하는 피트니스 센터 고객에게 6주 동안 스테로이드제 주사를 놔주고 의약품까지 판매한 헬스클럽 운영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약사법 위반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약식 명령과 같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강원 원주시에서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A씨는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2018년 7월 초 고객인 B씨(53)에게 일주일에 2번씩 6주간 스테로이드제를 어깨에 주사기로 투약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서도 내당능 장애로 힘들어하는 B씨에게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며 디아나볼과 타목시펜 등의 의약품을 54만원에 판매해 약사법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내당능 장애란 혈당이 정상치보다는 높지만, 당뇨병 진단을 내릴 정도는 아닌 상태, 즉 당뇨병 전단계(prediabetes)를 말한다. B씨가 복용한 디아나볼은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이고, 타목시펜은 유방암 치료제로 두 가지 모두 내당능 장애 치료제가 아니다.

박 부장판사는 "비 약국 개설자의 의약품 판매와 무면허 의료행위 등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약사법 제47조의4 '전문의약품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특례'에 근거해 지난해 7월21일부터 불법 유통 스테로이드제를 판매하는 사람은 물론 구매하는 사람도 처벌한다. 이는 의약품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불법 유통 스테로이드제를 사는 사람에게는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된다.

단백동화(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 스테로이드 제제는 의사의 진료와 처방에 따라 사용돼야 하는 전문의약품이지만, 단기간에 근육을 키우기 위해 불법 구매해 투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오·남용할 경우 남성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