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맞서 한ㆍ일 더 뭉쳐야"…전문가‧언론인 50명 전주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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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 생존 최우선"
홍석훈 창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어젯밤 북한이 이른바 '전승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했다"며 "남북 간 정전 협정 이후 체제 및 정통성 경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의 대북 정책 기본 원칙과 방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북한은 체제 생존 전략으로써 핵·미사일 중심의 비대칭 군사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추진하고 국내적으로는 사회주의 강국 이미지를 강화해 김정은 통치 체제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틈새를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에 적극 편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북한은 전날 자신들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6·25 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계기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해 주석단에 세웠다. 한ㆍ미ㆍ일에 맞선 북ㆍ중ㆍ러 3각 공조 구도를 본격적으로 과시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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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협력, 지속성 높여야"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이날 포럼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해서 한ㆍ미ㆍ일 안보 협력의 목적과 방향이 대북 정책 공조라는 점을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며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이나 중국의 반응을 우려해 연합훈련이 위축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한ㆍ미ㆍ일이 진행 중인 미사일 방어 훈련, 탄도 미사일 탐지·추적 훈련, 대잠전 훈련이 내년 11월 미국의 대선 등 자칫 안보·정치 환경의 변화로 인해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훈련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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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교훈은 협력"
이날 포럼에선 1년 반 가까이 지속되며 국제 안보를 위협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유럽안전보장협력기구(OSCE)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키카와 겐(吉川元) 히로시마시립대 특임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드디어 유럽이 OSCE라는 새로운 안보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희망이 사라졌다"며 "앞서 러시아를 비롯한 많은 구소련 국가들이 민주화 이행에 실패해 OSCE에 대립과 분단의 균열이 생겼고, 향후 침략 전쟁의 실마리가 됐다"고 말했다. OSCE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57개국이 가입한 세계 최대의 지역안보기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역할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 유럽 내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긴장이 계속되고 북한의 무력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ㆍ일이 원전 공격 위험에 대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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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공간서 생존 모색"
한편 이날 개회사 및 세션의 사회 등을 맡은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최근 한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은 과거와 궤를 달리하고 있다"며 "안보와 경제가 혼재하고 실재와 가상(사이버) 세계가 혼재하는 크로스 도메인, 즉 영역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ㆍ중이 패권을 다루는 전략 공간인 인도·태평양에서 국가 생존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 측 교수·연구원·언론인 등 34명과 일본 측 교수·언론인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한ㆍ일 관계 등 외교·안보 분야 관련 인사 50명이 한자리에 모여 4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을 이어간 건 민간 분야에서도 한ㆍ일 교류가 급격히 활성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또 대부분의 외교·안보 분야 포럼과 달리 이날 포럼은 전북 전주시 전북대에서 열려 지방 차원의 양국 협력에 대한 잠재성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는 "앞으로도 지방 거점 대학, 주요 연구 기관과 협력해 외교·안보 정책에서 지방의 역할과 전략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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