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적응 못하는 금쪽이... '소아 우울증'이란?
[김종성 기자]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금쪽이를 만나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4부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두 번째 주인공이 소개된 28일 방송에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금쪽이) 두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엄마가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엄마의 고민은 (4학년 2학기부터) 갑자기 시작된 금쪽이의 등교 거부였다. 금쪽이는 왜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는 걸까.
▲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
ⓒ 채널A |
금쪽이의 증상
오은영은 학교 측의 협조를 얻어 금쪽이의 생활기록부를 확인했다. 2학년 : 밝은 성격으로 처음에는 수줍음이 있는 편, 3학년 : 온순한 성품으로 다른 친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 4학년 : 궁금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질문해서 알고 넘어가려고 함. 이상의 내용으로 보면 4학년까지 학교 생활에는 이상이 없어 보였다. 다만, '수줍음', '온순', '스스로 질문' 등의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는 3학년 때 전학을 온 금쪽이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4학년 때 친구들을 초대해 홈 파티를 열어줬던 사실을 털어 놓았다. 기대와 달리 부담감을 느낀 금쪽이는 파티 다음 날부터 등교를 거부했다. 오은영은 이 사건이 금쪽이를 이해할 중요한 단서라고 언급했다. 다음 날, 끌려가다시피 등교한 금쪽이는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더니 10분 만에 하교를 결정했다.
오은영은 앞서 금쪽이가 눈물을 흘린 점에 주목했다. 단순한 눈물이 아니라 그 행위에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금쪽이는 엄마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거나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울음으로 표현했다. 궁지에 몰려서 흘린 금쪽이의 눈물에서 무력감과 좌절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안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금쪽이가 학교를 두려워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날, 애초에 2교시까지만 하고 오겠다고 선언한 금쪽이는 혼자 등교를 했지만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친구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도 대답 대신 하품을 할 뿐이었다. 눈맞춤도 힘들어 보였다.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질문을 하자 답을 알면서도 들릴 듯 말 듯 작게 대답했고, 짝과 토론해 보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어려워 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엄마와의 소통은 문제가 없지만, 친구들과의 소통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말이 필요한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선택적 함구증'이었다. 오은영은 타고난 수줍은 성향에 코로나19로 인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함구증 증상이 심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금쪽이의 등교 거부에는 선택적 함구증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선택적 함구증 양상보다 '사회 불안증' 양상이 훨씬 더 심해요." (오은영)
체육 시간에 친구가 말을 걸자 금쪽이는 과하게 놀랐고, 선생님이 1:1로 룰에 대해 설명하자 못하겠다며 참여 거부했다. 금쪽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활기찬 친구들과 달리 좀처람 섞이지 못했다. 결국 금쪽이는 2교시 후 조퇴를 결정했다. 이처럼 금쪽이는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심하면 사회 공포증까지 될 수 있어 우려스러웠다.
금쪽이는 1:1로 마주하는 상황에서 불안과 긴장감에 압도당했다. 친구들은 좋은 의도로 도우려고 말을 걸었지만, 그럴 때마다 훨씬 더 불안해 했다. 파티 사건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그 전까지 눈에 띠지 않던 존재감이 부각되니 사회적 관계를 맺는 상황이 불안했으리라. 금쪽이는 주변의 따뜻한 노력을 이해하고 더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자책감, 무력감을 느끼는 자포자기 상태였다.
한편, 등교 거부 중 시작된 금쪽이의 스마트폰 집착도 심각했다. 주말, 금쪽이는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는데, 엄마다 밥을 먹으라고 하자 짜증을 내며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를 뺏는 엄마에게 발길질과 욕설을 했다. 행동은 점점 더 거칠어졌다. 엄마는 당황한 듯 어쩔 줄 몰라 했다. 순하디 순한 금쪽이의 반전 모습에 오은영도 놀란 듯했다.
소아 우울증 증상
① 집중력 저하
② 학습력 퇴행
③ 생리현상 장애
이와 같은 금쪽이의 행동은 무엇 때문일까. 금쪽이가 불안을 회피하는 방법은 등교 거부였고, 불안을 다루는 유일한 방법이 휴대전화였다. 휴대전화를 뺏는 순간, 서러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모양이다. 오은영은 여기서 더 진행되면 소아 우울증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자극을 받지 못하고 침대 안에 갇힌 금쪽이의 하루는 매우 우려스러웠다.
엄마가 금쪽이에게 단호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는 둘째에게 첫째만큼 신경을 쓰지 못한 마음의 부채감이 있어 싫은 소리를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자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면 생기는 문제인데, 이 경우 아이를 중립적으로 다루기 어렵다.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야할 일은 하도록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지나친 허용은 불안을 부추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긴장도 낮추기
"나도 친구들처럼 될 수 있을까? 너무 부러워. (학교에) 평생 못 갈까봐 걱정 돼. 나도 친구를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어." (금쪽이)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스쿨 오브 락'이었다. 사회적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을 낮춰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였다. 본인의 노력은 물론 가족의 도움이 절실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와 1:1 면담을 통해 금쪽이가 긴장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솔루션 첫날, 엄마와 금쪽이는 상황극 연습을 하며 눈맞춤에 대한 긴장을 낮춰나갔다. 금쪽이는 거울을 보며 혼자 대화를 연습하기도 했다.
주말에는 텅 빈 학교를 찾았는데, 학교와 학부모의 도움으로 친구들의 사진을 준비해 연습을 하기도 했다. 다음 날, 학교에 도착한 금쪽이는 여전히 불안과 함꼐 회피 반응을 보였다. 스스로 입실에 성공했지만, 긴장감에 비 오듯 땀을 흘려 결국 조퇴해야 했다. 담임 선생님은 친구들과 금쪽이를 위한 특별 수업 자리를 만들었다. 금쪽이는 처음으로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경험했다.
금쪽이는 친구에게 함께 등교하자는 연락을 받고 설렘을 느꼈고, 어색하지만 같이 걸어가며 대화도 나눴다.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 금쪽이는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급식도 맛있게 먹었다.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고, 하교 후에도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신만의 세계를 벗어나 세상을 향해 용기있는 첫 발걸음을 뗀 금쪽이를 진심으로 응원하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통해 한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한 아이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매번 확인한다. 오은영이 늘상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흔히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오은영 매직'이라고 말하지만, 실상 학교와 선생님, 친구들, 가족들이 모두 합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금쪽이도 이를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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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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