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제3지대 단일화 주장…'총선 전초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어떻게 되나
"양당 대안 세력의 단일후보 세우자
원탁회의 열어 경선이나 합의추대"
총선에서의 연대 가능성까지 염두
오는 10월 11일 치러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제3세력'이 모두 하나로 뭉쳐 한 명의 단일후보를 내서 붙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왔다. 여야에 이어 '제3지대'에서의 수싸움까지 현란하게 전개되면서 '총선 전초전' 강서구청장 보선이 뜨겁게 예열되는 분위기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조성주 정치발전소 이사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새로운 정치의 스타팅포인트로 만들기 위해 양당의 대안을 표방하는 모든 세력의 공동 대응을 촉구한다"며 "양당 대안 세력의 단일후보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상대의 실정과 위선을 비난하고 있지만 양당은 각자 서로의 거울에 불과하다. 도덕의 파탄을 비판하는 자의 도덕은 더욱 파탄났으며, 심판자가 또 심판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라며 "이제 우리 정치의 제1과제는 양당체제 극복"이라고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양당의 대안', 특히 '완전히 다른 야당'의 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내년 총선에서 환멸을 부르는 윤석열식 권위주의와 이재명식 포퓰리즘과는 다른 '희망의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총선에서의 '제3지대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강서구청장 단일후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정의당을 향해서는 "'단일 후보' 방침을 큰 틀에서 합의하는 테이블을 양당 대안 세력과 함께 열어 이후 이 테이블에서 제정당·세력이 일괄 경선이나 후보 간 정치적 합의를 통한 추대 등 다양한 방식을 논의해달라"고 당부했으며, 그외 모든 '제3세력'을 향해서도 "곳곳에서 양당의 대안을 모색 중인 정당과 여러분들은 우리의 보궐선거 공동 대응 제안에 호응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의당·'금태섭 신당'·'양향자 신당' 등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제3지대' '제3세력'이 참석하는 이른바 '원탁회의'를 열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단일후보를 선출해 양당 후보와 강하게 한 번 맞붙어보자는 제안으로 풀이된다.
집권여당과 특정 제3지대 정당과의
보궐선거 연대 가능성에 자극 받은 듯
與, 무공천 후 3지대와 선거연대 하면
총선前 거대 양당 인력이 힘받는 그림
2018년 지방선거까지는 여야 양당 외에 바른미래당이라는 유의미한 제3의 전국정당이 존재했지만 해당 선거에서의 참패를 계기로 몰락했다. 이후 2020년 총선·2021년 재보궐선거·2022년 대선·2022년 지방선거는 사실상 거대 양당의 정면대결로 치러졌다.
선거판의 '깍두기'로 전락한 '제3세력'이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셈이다. 실제로 정의당을 비롯한 '제3세력' '제3지대'가 모두 하나로 모여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당장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단일한 '제3지대 신당'을 형성하는 유의미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 선거가 두 달여 남았지만 제3지대 단일화 촉구의 목소리가 긴박하게 터져나온 배경으로는 최근 집권여당 일각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특정 제3지대 정당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움직임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가 여당 소속 김태우 전 구청장의 구청장직 상실로 인해 치러지는 만큼 국민의힘은 외견상 무공천을 하면서 특정 제3지대 후보와 선거연대를 한 뒤, 이를 계기로 총선 전 '소(小)통합'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보수당(유승민 신당)과 전진4.0(이언주 신당)이 자유한국당에 흡수됐던 것처럼 '제3지대'의 구심력은 사라지고 거대 양당의 인력이 이끌려 흩어지는 그림이 되기 때문에,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이 이러한 그림을 향한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보궐선거의 지형이 유리하다고 보고 자체 후보 압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 공직후보자 검증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어 예비후보 검증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자체에서만 13명의 후보자가 지원했으며 검증을 통과한 후보자는 당장 예비후보 자격으로 펼침막을 내걸고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민주당과 '제3지대' 간의 접점은 형성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당 '지형 유리' 판단…자체 후보
압축 작업 박차, 3지대와 접점 없을 듯
'3지대 원탁회의' 만들어져도 회의론
신당들 '공천 불사'에 진보당 변수까지
막상 '제3지대 원탁회의'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후보 단일화가 쉽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거대 양당과 군소 정당이 선거연대를 할 때에는 애초부터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하겠다' 내지는 '굽히고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테이블'이 만들어지는 만큼 교통정리가 오히려 용이하다"면서도 "엇비슷한 규모의 세력들끼리 한 '테이블'에 앉을 때에는 서로 '내가 양보 받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교통정리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의 각 정당들도 총선을 앞두고 자기 브랜드를 알릴 기회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마지막 기회"라며 "다들 무조건 후보를 내서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할 장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후보 선출이 쉬울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신당 '한국의희망'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양향자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천명했다. 양 의원은 지난 1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 소양과 업무 역량을 갖춰 곧바로 구정(區政)을 이끌 수 있는 분을 후보로 내세우겠다"며 "8월 28일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여는 것도 이와 같은 (선거) 일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태섭 신당'이라 불리는 새로운정당(가칭)도 보궐선거 전까지 중앙당 창당 일정이 마무리되지는 않지만, 무소속 신분의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각자 후보를 낸다면 원내 6석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선거를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 된다.
지난 4·5 전북 전주을 재선거를 승리해 새로 원내에 진입한 진보당도 변수다. 정치권 관계자는 "진보당이 원내 정당이 된데다 강서구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사도 있는 만큼 '제3지대 원탁회의'를 짤 때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도 "진보당이 끼어들게 되면 '제3지대'의 색채 자체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의 '중도'가 아닌, 민주당보다 더 왼쪽으로 확 기울어져버리기 때문에 융화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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