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문제 몬 경찰, 연필사건 지운 학교”…서이초 교사 유족 눈물

권남영 2023. 7. 29. 1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교사가 사망 직전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학교 측에 상담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유족은 경찰이 사건 초기에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본질을 흐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서이초 교사의 유족 측은 "왜 경찰은 학교에서의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개인 신상 문제로 방향을 몰아 언론사 등에 흘렸는가"라며 "(경찰은) 심지어 유족에게도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29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교사 A씨 추모 공간. 오른쪽 사진은 유족이 공개한 A씨의 생전 모습. 연합뉴스, A씨 유족 블로그 캡처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교사가 사망 직전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학교 측에 상담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유족은 경찰이 사건 초기에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본질을 흐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서이초 교사의 유족 측은 “왜 경찰은 학교에서의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개인 신상 문제로 방향을 몰아 언론사 등에 흘렸는가”라며 “(경찰은) 심지어 유족에게도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29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빈소도 제대로 마련 못 하고 부랴부랴 장례를 치른 상황에 숨진 교사 부모는 경찰의 말에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는 게 유족의 말이다.

앞서 경찰은 사건 초기 관계자 등을 조사하면서 고인이 이달 중순 학생들 사이 실랑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접촉한 사실이 있지만 별다른 갈등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 측은 “이제 상담 내용 등이 객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 측은 또 학교 측이 입장문에서 고인이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다면서 이른바 ‘연필 사건’을 누락시킨 점을 지적했다.

이는 지난 12일 고인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으로, 이와 관련해 학부모 민원이 있었다. 이런 일이 드러나자 학교 측은 지난 20일 “학생 간 사안은 학교의 지원으로 발생 다음 날 마무리됐다”는 내용을 포함한 입장문을 썼다가 이를 지워 발송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인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달 2차례 상담을 요청하면서 괴로움을 호소했다. 학교가 학부모 면담을 주선해 사안을 해결했다고 주장한 날 이후에도 고인은 학교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27일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등학교 담당교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유족 측은 “학교는 20일 두 번에 걸쳐 입장문을 내면서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왜 핵심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연필 사건’을 누락시켰는가”라며 “경찰은 사건 본질을 조작했고 학교는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은폐했다.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관계기관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 차 초등교사인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사망 이후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권을 바로 세워 달라는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광화문 정부청사인근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교사 수천명이 모여 집회를 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