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오락실2' 종영... 신흥 예능 대세 성장이 반가웠다
[김상화 기자]
▲ 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 |
ⓒ CJ ENM |
tvN 인기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시즌2 (이하 '지구오락실2')가 28일 미방분 등을 모은 감독판 방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시즌1을 통해 예능계의 새바람을 일으켰던 <지구오락실>은 올해 후속편 <지구오락실2>을 통해 전작 이상의 강도 높은 웃음을 안겨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일명 '지구용사' 또는 '지락이'로 명명된 개그우먼 이은지, 오마이걸 멤버 미미, 래퍼 이영지, 아이브 멤버 안유진 등 기존 예능의 구성과는 다소 차별화된 인적 구성으로 예상을 넘어선 인기를 얻었고 여세를 몰아 시즌2 역시 매회 제작진과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매주 금요일 밤 = 나영석 PD 예능'이란 성공 공식은 이번 <지구오락실2>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의 나라, 핀란드를 거쳐 아름다운 휴양지 발리에 이르는 머나먼 여행을 통해 '토롱이' 잡기를 비롯한 각종 게임, 온갖 숏폼 영상 촬영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준 '지락이' 4인방이 남긴 시즌2의 발자취, 그 의미를 최종회 공개와 더불어 되돌아 봤다.
▲ 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 |
ⓒ CJ ENM |
28일 방영된 <지구오락실2>는 모든 촬영을 끝 마친 '지락이'들을 각 방으로 불러모은 제작진과의 인터뷰 촬영으로 최종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순수한 의도로 마무리 지을 제작진이 결코 아니었다. 향후 가고 싶은 여행지, 토롱이에 대한 안부인사 등을 촬영허던 도중 이들은 방에 모두 갇히고 말았다. "왜 갑자기 인터뷰를 하나 했다"란 반응이 나왔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에 불과했다.
이어 그동안의 촬영 미방분 영상이 속속 소개되었고 본격적인 탈출기는 방송 후반부를 장식했다. 제한시간 이내 탈출하지 못하면 토롱이 대신 '떡집 알바'를 해야 하는 것이 조건으로 내결렸다. 이에 멤버들은 힌트를 하나 하나 수집해 금고 번호 열고 열쇠를 찾으면서 수월하게 해결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막판 난관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미미였다. 토롱이의 전화 힌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시간만 허비했고 최종적으로 탈출에 실패하고 만 것이다. <지구오락실> 방송 사상 토롱이의 첫 승리가 확정되자 지락이들은 모두 허탈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PD는 "언젠가 한 번쯤은 떡집 알바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수개월여에 걸친 <지구오락실2>은 끝을 맺었다.
▲ 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 |
ⓒ CJ ENM |
<지구오락실>이 시즌1을 거쳐 시즌2까지 시청률, 각종 화제성 측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구성원들의 좋은 합 덕분이었다. 늘 멤버들에게 당하면서 웃음을 선사한 '제5의 멤버이자 '예능 아빠' 나영석 PD를 비롯한 제작진과 출연진은 격의없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예측 불허의 재미를 생산했다.
촬영 2년차가 되면서 제작진의 준비물만 봐도 어떤 퀴즈, 게임이 마련되었는지 파악할 만큼 '눈치 9단' 경지에 오른 지락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PD와 작가들은 이를 뛰어 넘는 기획물로 매회 방영분을 풍성하게 채워줬다. 드라마와 영화 및 노래 제목 맞추기, 훈민정음 윷놀이와 알까기 등 오랜 기간 소개되었던 게임이었지만 이들과 만나면 늘 새로움이 넘쳐났다.
특히 이번 <지구오락실2>에선 초반 방영분에서 '민주당, 새누리당, 공산당'을 시작으로 '토르크 막투' 발언으로 핵폭탄 수준의 돌발 웃음을 선사한 미미와 더불어 'MZ 대통령'(?) 이영지 등 출연진들이 더욱 강력한 캐릭터를 확보한데 힘입어 프로그램의 기운은 하늘 끝까지 치솟았다. 최근 예능에서 보기 드문 '하이텐션' 분위기가 지배하는 와중에도 맏언니 이은지의 탄탄한 연륜, 막내 안유진의 재치가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 덕분에 <지구오락실2>는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 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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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락실2>의 또 다른 성과로는 멤버들의 예능적 성장을 손꼽을 수 있다. <지구오락실> 시즌1 방영 전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시청자들에겐 이들의 능력이 살짝 간과되어 인식되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방송이 시작되면서 '지락이' 4인방은 물음표를 확실하게 느낌표로 바꿔 놓았다. 그 결과 <지구오락실> 이후 출연진들은 어느덧 예능 대세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유튜브 웹예능과 공개 코미디를 거친 이은지는 어느 새 각종 프로그램 고정 패널과 MC로서 탄탄하게 입지를 마련했고 백상예술대상도 수상하는 기쁨도 누렸다. 각종 랩 서바이벌 예능을 석권했던 이영지는 웹예능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을 통해 최대 조회수 2000만회(BTS 진 출연분) 에피소드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로도 성장했다.
미미 또한 SBS <관계자외 출입금지>, 채널A <하트시그널4> 등의 한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는가 안유진은 내년 시즌 티빙 기대작 <크라임씬 리턴즈> 고정출연을 확정짓는 등 본업 이외의 영역에서도 최상의 위치를 만들고 있다. 심지어 토롱이는 최근 거행된 영화 <더 문> VIP 시사회에 초대될 만큼 '셀럽' 캐릭터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렇듯 <지구오락실2>의 성과는 출연자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좋은 사례로 연결되었다. 의외의 멤버들 + 익숙한 콘텐츠의 결합이 멋진 성과물로 나타난 만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TV 매체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요즘이라지만 <지구오락실2>만큼은 케이블 TV 예능의 자존심을 세우고 예능인재를 발굴하는 등 남다른 행보 속에 웃음으로 2023년 중반을 풍족하게 채워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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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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