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한국 여자축구, 모로코 넘어야 16강 보인다

[여자월드컵] 승리 절실한 한국, 모로코와 조별리그 2차전

[윤현 기자]

▲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23 여자월드컵 모코로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한국 여자 축구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모로코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각)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모로코와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펼친다.

2015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의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지난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0-2로 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또한 같은 조의 독일이 모로코를 6-0으로 대파하며 현재 조 3위에 있는 한국은 모코로에도 패한다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이다. 최종 3차전 상대가 독일인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모로코를 꺾어야 한다.

한국이 여자월드컵 본선에서 승점을 따낸 것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2차전(2-2 무승부), 스페인과의 3차전(2-1 승리)뿐이다.

모로코가 최약체? 월드컵 본선서 방심은 '금물'

▲ 2023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콜롬비아전에 나선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모로코는 FIFA 랭킹이 72위로 H조에서 가장 낮다. 그러나 17위 한국이 25위 콜롬비아에 패했듯 랭킹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월드컵 본선에서는 모든 상대가 강팀이라는 절박한 각오로 나서야 한다.

아랍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최약체로 꼽힌다. 한국이 승리를 거두고 분위기를 바꿀 기회로 여기는 이유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해 아프리카축구연맹 네이션스컵 준우승을 차지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 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베테랑 공격수 기즐란 셰바크가 '경계대상 1호'다.

또한 180cm의 큰 키를 앞세워 공중볼 경합 능력이 뛰어난 로셀라 아야네도 신체 조건이 약점이 한국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선수다. 성인 대표팀은 모로코를 선택했으나, 축구 강국인 잉글랜드에서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모로코 역시 한국이나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첫 승의 기회로 여기고 있기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움 컸던 콜롬비아전 패배... 결국 '언니'들이 나서야

▲ 2023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콜롬비아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지소연

한국으로서는 독일-콜롬비아의 경기와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골득실, 다득점 등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할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모로코전에서 승리를 넘어 최대한 많은 골 차이로 이기는 것이 좋다.

모로코는 0-6으로 패한 독일과의 1차전에서 자책골로만 2골을 내줬을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불안한 것이 약점이다.

벨 감독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전 패배는 선수들의 판단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라며 "경기 속도를 올려야 할 때 차분했고, 차분해져야 할 때 급하게 서둘렀다"라고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지적했다.

결국 A매치 146경기에서 67골로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운 지소연을 비롯해 조소현, 박은선, 이금민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 특히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할 지소연의 활약이 중요하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한국이 콜롬비아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고 모로코전에서 반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