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국신 2회 경신, '계영 황금세대' 탄생하다
[양형석 기자]
한국 '남자수영의 황금세대'가 하루 동안 두 번이나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황선우,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28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04초07의 기록으로 6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앞서 열린 예선 레이스에서 세웠던 7분06초82의 한국 신기록을 반나절 만에 2초75나 앞당기면서 또 한 번 새로운 한국기록을 세웠다.
▲ 대한민국 남자 계영 대표팀이 28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계영 800m 결승 경기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준, 양재훈, 김우민, 황선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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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가 중심이 된 '계영 황금세대' 탄생
한국은 7~80년대 아시아 무대를 호령했던 고 조오련, 최윤희 같은 걸출한 수영스타를 보유했었지만 이들도 올림픽 같은 세계무대에서는 '아시아 선수의 한계'를 드러내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박태환이라는 세계적인 수영괴물이 등장하면서 한국도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도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나라가 됐고 현재는 황선우가 박태환의 자리를 이어 받아 한국수영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수영은 현재까지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금1,은3),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5개의 메달(금2,은1,동2)을 수확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한국이 배출한 두 명의 '천재' 박태환과 황선우가 따낸 것으로 한국수영은 2000년대 중반부터 박태환과 나머지 선수들의 수준 차이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시 말해 천하의 박태환도 4명 중 한 사람의 역할 밖에 할 수 없는 계영 종목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자유형 200m 동메달리스트 황선우가 중심이 된 2020년대부터 한국수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황선우와 이호준, 김우민, 이유연으로 구성된 한국 계영 800m 대표팀은 작년 부다패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선레이스 전체 4위를 기록하며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무대를 밟았다. 계영 대표팀은 결승에서 전체 6위에 머물렀지만 7분06초93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한국수영 황금세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년의 멤버 황선우와 이호준, 김우민에 전문 계영주자로 양재훈이 가세하면서 새롭게 팀을 꾸렸다. 이들은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황선우가 남자 200m 동메달과 100m 9위, 이호준이 200m 6위, 김우민이 400m 5위와 800m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기간 동안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에이스 황선우가 100m 결승 진출이 좌절되면서 27일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한 것도 계영 대표팀에게는 고무적인 일이었다.
한국 계영 대표팀은 예선에서 2조 6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쳐 7분06초82로 2조3위, 전체 6위를 기록하며 작년 부다패스트 대회에 이어 2연속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더불어 작년 대회 결승에서 세웠던 한국신기록을 0.11초 앞당긴 새로운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개최국 일본이 9위(7분08초70), 중국이 11위(7분09초99)를 기록하면서 한국은 남자 계영 800m에서 결승에 진출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가 됐다.
황선우 주춤해도 흔들리지 않은 한국
한국은 예선 6위를 기록하면서 결선에서 7레인을 배정 받았다. 한국은 1번 주자로 시작한 에이스 황선우가 100m 지점부터 속도가 떨어지면서 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2번 주자로 나선 김우민이 1분44초대의 좋은 기록을 내면서 순위를 많이 끌어 올렸다. 그리고 마지막 주자인 이호준이 뒷심을 발휘하며 또 한 번 1분44초대의 좋은 기록을 올렸고 7위 독일(7분06초14)에 2초04 앞선 6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은 이번 계영 800m에서도 자유형 200m 동메달리스트 황선우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황선우를 1번주자로 투입한 것도 황선우가 기선을 제압해 주길 바란 것이었다. 하지만 자유형 200m와 100m에 연이어 출전하며 체력을 소모한 황선우는 계영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국 선수들은 하루 동안 두 번이나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는 좋은 경기를 선보였다.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계영 800m 종목에서 한국이 세운 7분04초07은 9위 일본의 7분08초70보다 4초63, 11위 중국의 7분09초99보다는 무려 5초92나 앞서는 기록이다. 세계선수권대회의 성적만 보면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계영 800m 종목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라는 뜻이다. 한국수영의 황금세대들이 앞으로 남은 기간 컨디션을 잘 관리해 아시안게임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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