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설 시달린 LG 켈리, 마음의 짐 내려놓는 52일 만의 승리···다시 시작

이형석 2023. 7. 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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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정시종 기자 
한때 교체설에 시달렸던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가 52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와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자존심을 세웠다.

LG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9-2로 이겼다.

전날 KT 위즈전에서 5연패를 탈출한 선두 LG(51승2무33패)는 이날 승리로 한화 이글스에 3-4로 패한 2위 SSG 랜더스와 격차를 다시 2.5경기로 벌렸다.

또한 LG는 올 시즌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6승 2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구단 역대 최다 11연승을 내달렸던 3위 두산은 최근 3연패로 다시 주춤하고 있다. 

이날 선발 투수는 양 팀 에이스 맞대결로 펼쳐졌다. 최근 모습만 놓고 보면 두산 라울 알칸타라가 LG 케이시 켈리에 우위였다.

그러나 켈리가 7이닝 8피안타 2실점 역투로 시즌 7승(6패)째를 수확했다. 6월 6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52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반면 알칸타라는 5와 3분의 2이닝 동안 9피안타 6실점으로 최근 5연승 행진이 멈추며 시즌 4패(10승)째를 떠안았다.

켈리는 이날 호투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2019년 한국 땅을 밟은 켈리는 LG 외국인 투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64승) 기록을 갖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즌 13~16승을 챙겼다. 지난해엔 16승으로 다승왕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2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 딘(오른쪽)이 패전 투수가 된 켈리를 위로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하지만 KBO리그 입성 5년차를 맞은 올 시즌 그동안 쌓아온 위상이 흔들렸다. 이전부터 슬로 스타터의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엔 여름이 찾아온 후에도 안정감이 떨어졌다. 

LG가 대권 도전에 나서면서 켈리의 입지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교체설, 트레이드설이 나돌았다. LG가 우승에 도전하려면 ' 더 강력한 에이스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새어 나왔다. 

그러자 염경엽 LG 감독이 직접 나서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켈리와 올 시즌 끝까지 간다"며 교체설을 차단했다. 오히려 후반기 첫 경기에 아담 플럿코(11승 2패)가 아닌 켈리를 내세워 힘을 실어줬다. 
잠실=정시종 기자
켈리는 중요한 일전에서 모처럼 승리를 챙기며 믿음에 보답했다. 켈리는 이날 2-0으로 앞선 2회 말 안타 3개를 맞았지만 병살타를 유도해 1실점으로 버텼다. 3회와 5회, 6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앞선 두 경기서 불펜 소모가 컸던 LG는 켈리가 7이닝을 책임져 마운드 운용이 훨씬 수월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켈리가 에이스다운 피칭을 해줬다. 오늘을 계기로 후반기 좋은 활약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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