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호텔 땅 팠더니…고대 기록 속 '네로 황제 극장' 나왔다
고대 문헌에만 기록돼 있을 뿐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로마 시대 네로 황제의 극장이 바티칸시국 옆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 부지 밑에서 발견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교황청 소속 ‘예루살렘 성모교회 기사단’(OESSH)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르네상스 시대 건축물 ‘팔라초 델라 로베레’ 궁전의 정원 보수공사 과정에서 네로 황제 극장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현지 관리들은 “제국 시대로부터 15세기에 걸친 로마의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해주는 매우 특별한 발견”이라고 평했다.
이곳에서는 10세기에 제작된 색유리 장식의 포도주잔과 항아리 조각 등 희귀한 유물도 발견됐다. 이번 발굴 작업을 주도한 고고학자 마르치아 디 멘토는 “이제까지 발굴된 해당 로마 시대의 유리잔은 7개뿐이었는데, 이번에만 7개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외 대리석 기둥과 금엽(金葉) 장식이 딸린 석고 유물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이 쉬운 유물들은 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며, 극장 구조물 자체는 모든 연구가 끝난 후 다시 덮일 것으로 보인다.
네로 황제 극장과 관련된 문헌으로는 1세기 때 활동한 로마의 저술가 겸 철학자 가이우스 플리니우스의 기록이 있다. 플리니우스는 세계 최초의 박물지로 평가받는 ‘히스토리아 나툴랄리스의 저자이다.
네로 황제 극장이 발견된 궁전은 옛 교황청 기사들의 본거지가 있던 장소로 최근에는 성지 예루살렘의 기독교인들을 위한 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포시즌스 호텔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OESSH는 포시즌스 호텔이 2025년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로 황제는 로마 제국의 제 5대 황제로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 왕조의 마지막 황제다. 어머니와 부인을 잔인하게 죽이고 로마를 불태운 희대의 폭군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학계에선 그의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한편, 그의 친평민정책 등 다양한 업적을 조명하고 있다. 네로 황제는 시, 노래, 예술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증샷 지옥' 오죽했으면…폰만 들어도 벌금 39만원 내는 이 곳 | 중앙일보
- "회비 내세요"…누구든 쓸 수 있는데, 체육관 독점한 그들 정체 | 중앙일보
- 집 물려준다고 연금 안 든다? ‘연금 부자’의 뼈 때리는 충고 | 중앙일보
- [단독]용진이형이 구했다…이마트 '먹태깡' 1인 2봉지 한정 판매 | 중앙일보
- "10대 男연습생 성폭행"…'아육대' 만든 日연예계 대부 두 얼굴 | 중앙일보
- 암 예방 위해 하루 '커피 2잔'?…이런 여성 덮치는 뜻밖의 병 | 중앙일보
- "자욱한 연기에 덜덜…아들 안고 뛰었다" 긴박했던 롯데 화재 현장 | 중앙일보
- 청혼 19년 만에…60세 양자경, 페라리 前CEO와 재혼한다 | 중앙일보
- "대신 싸우겠다"던 백종원, 끝까지 도왔다…덮죽집 3년만에 웃은 까닭 | 중앙일보
- "6억 번다더니 월 6만원"…퇴사 후회하는 여행 유튜버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