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단합" 이낙연은 "도덕성"…명낙회동, 방점 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24일 이 전 대표가 미국에서 1년간 방문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뒤 첫 만남이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두 시간 동안 저녁을 함께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폭주와 대한민국의 불행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민의 삶, 국가의 미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민주당 총선 승리 방안을 두고선 미묘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잘 이끌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께서 많이 도와달라”고도 부탁했다고 한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담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혁신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당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을 자처하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이라 부르며 비난하는 걸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1일과 19일 두 차례 집중 호우 및 수해로 연기된 끝에 이날 성사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이 전 대표의 최측근 윤영찬 의원이 배석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귀국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꽃다발을 건네며 “선거에 애 많이 쓰셨는데 감사 인사도 못 드렸다”며 안부를 전했고, 이 전 대표도 “그동안 당을 이끄시느라 수고 많으셨다”고 화답했다. 네 사람은 이날 막걸리 2병을 나눠마셨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회동에 앞서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조사한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35%, 민주당 29%, 정의당 4%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양당 격차나 추세는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범위 내 움직임”이라면서도 “최근 한 달간 흐름만 보면 민주당 지지도가 점진 하락세”라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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