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훈풍…“이런 좋은 기회 놓치지 말자” 한목소리

이희권 2023. 7. 2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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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간담회’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니이나미 다케시 일본 경제동우회 회장을 비롯한 귀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일 양국 경제계 사이 교류·협력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일본상공회의소와 더불어 일본 3대 경제단체로 꼽히는 경제동우회까지 한국을 찾아 교류하면서 양국 사이 대화 창구가 완전히 복원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동우회는 1946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일본 3대 경제단체로 분류된다. 일본 주요 기업 경영자들이 개인 자격 회원으로 활동하며 현재 약 15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이날 니이나미 다케시 회장(산토리홀딩스 대표)을 단장으로 다마츠카 겐이치 부회장(일본롯데홀딩스 대표) 등 10여 명의 대표단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 측에선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신 회장은 이번 만남과 양국 경제계 사이 교류 확대를 위해 가교 역할을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간담회에 앞서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일본 경제동우회 대표단 간담회’에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은 “한·일 양국이 전통적 주력 산업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 그린 에너지,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면서 “양국 기업인 교류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환영사에서 “최근 한국에서는 산토리 위스키가, 일본에서는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모으는 등 양국 민간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협력을 강화한다면 큰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 기업들이 ‘득시무태’(得時無怠·좋은 시기가 찾아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의 마음가짐으로 상호협력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간담회’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이후 불과 4개월 동안 한·일 정상회담이 네 차례 개최되면서 양국 관계가 완전히 복원됐다고 소개하면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만찬에서 핵심자원 공동 개발, 제3국 공동 진출, 탈탄소 등을 한·일 간 협력 과제로 논의했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이토추 상사와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위한 포괄적 협력 MOU’를 맺고 동아시아 지역의 수소·암모니아 공급 안정성 확보 및 시장 확대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3월 일본 도쿄, 5월 서울과 일본 히로시마, 이달 리투아니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이 정상 간 만남이 재개됨과 동시에 5월 한·일경제인회의, 6월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이달 초 전경련과 게이단렌 사이 포럼이 연달아 열리는 등 양국 관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편 다음 달 22일 전경련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고 새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앞두고 있는 김 회장직무대행은 이날 취재진에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에 재가입해달라는 요청서를 보냈다”면서도 당장 이들의 재가입 여부를 두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밝혔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기업들도 각자 그들만의 프로세스(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재가입) 마감기한을 따로 정해 놓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4대 그룹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회장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8월 초 회장단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라며 “현재 여러 추천이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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