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침이 해방전쟁"이라는 北열병식, 방송사들 또 '통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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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보도 통째로 중계
이날 KBS, SBS, YTN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 조선중앙TV가 오후 3시부터 보도하기 시작한 전날 열병식 녹화중계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조선중앙TV의 열병식 중계는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13분까지 진행됐다. 채널마다 많게는 4000명 넘는 시청자가 동시 접속했다.
북한의 위협적 무기 체계를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알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날 열병식은 북한이 '전승절'로 주장하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을 전승절로 부르며 해마다 기념한다.
6·25 전쟁을 조국 해방 전쟁으로 부르며 열병식 때마다 국군, 유엔군에 대한 살상 행위를 영웅적으로 묘사한다. 3년여 간의 6·25 전쟁 기간 동안 국군 62만 명과 미군 13만 명을 포함한 유엔군 15만명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거나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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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 정당화 선전선동
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서도 북한은 "영웅조선의 본때를 보여주며 미제의 죄악에 찬 상승의 전통을 치욕과 패배의 전통으로 뒤바꾸어놓았다", "침략의 무리를 무자비하게 짓뭉개며 괴뢰중앙청에 공화국기를 게양했다" 등 표현을 동원해 6·25 전쟁 당시 남침을 정당화했다.
TV 채널이 아닌 유튜브 채널이었다고 해도 이런 행사 영상을 전문가의 분석 등과 함께 내거나 뉴스로 편집해 방송하는 게 아니라 도발적인 내용을 담은 북한 아나운서의 나레이션까지 그대로 송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지난 26일 6·25전쟁 참전용사 유해가 73년 만에 돌아와 고국에 봉환되는 등 최근 정전협정 70주년을 전후한 국가적 추모 분위기 속에 순국 선열에 대한 예가 아니라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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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논란된 선례도
북한 열병식에 대한 국내 언론의 '통 중계'는 이전에도 논란이 된 전례가 있다. 2020년 10월 당시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YTN, 연합뉴스TV가 생중계하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김정은 열병식 연설을 녹화한 조선중앙TV를 통째 중계하는 뜨악한 장면을 보고 있는 내 눈이 의심스럽다"며 "대한민국입니까. 북조선입니까"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적국의 전쟁 능력 과시용 군사 퍼레이드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대적으로 중계방송 하다니 제정신이냐"고 비판했다. 당시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인민을 향해 "너무도 미안하다"며 울먹이며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기도 했는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남북 관계 복원 입장에 주목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열병식에서 등장한 신형 무기에 대한 직접적 우려 표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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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높아 수요 있어"
'열병식 선전선동 영상을 여과 없이 통으로 중계하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중앙일보 질의에 이날 KBS, SBS 측은 "관련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같은 질의에 대해 YTN 측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무인기 등 북한의 군사 전력 수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특히 올해는 북ㆍ중ㆍ러 밀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홍중(李鴻忠)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열병식에 참석했다"며 유튜브 방송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 상황에서 언론사가 편집한 영상보다 풀(전체) 영상을 보기를 원하는 최근 시청자의 니즈(수요)에 부합하고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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