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대표, 폭염에 숨진 직원 빈소서 “병 숨겼지”

오기영 2023. 7.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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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대표가 지난달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근무 중 온열 질환으로 숨진 카트 노동자의 빈소에서 '병을 숨기고 입사한 것 아니냐'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폭염 속 쇼핑 카트 관리 업무를 하다가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고(故) 김동호씨(30) 유족과의 인터뷰를 지난 27일 SBS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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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폭염 속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근무하던 고(故) 김동호(30)씨가 사망했다. 당시 김씨는 카트를 관리하며 하루에 4만3000보, 거리로는 26km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김동호씨의 아버지 김길성씨가 인터뷰하는 모습. SBS 보도화면 캡처


코스트코 대표가 지난달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근무 중 온열 질환으로 숨진 카트 노동자의 빈소에서 ‘병을 숨기고 입사한 것 아니냐’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폭염 속 쇼핑 카트 관리 업무를 하다가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고(故) 김동호씨(30) 유족과의 인터뷰를 지난 27일 SBS가 보도했다.

고인의 아버지 김길성씨는 “(아들이) 자기가 빠지면 나머지 동료 직원들이 너무 힘드니까 조퇴를 못 했다”면서 “(코스트코) 대표이사는 빈소에 와서 ‘병 있지, 병 있지. 병 있는데 숨기고 입사했지’라고 말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SBS 보도화면 캡처


앞서 김씨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9일 오후 7시쯤 마트 주차장에서 근무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여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에 따르면 김씨의 최종 사인은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였다.

김씨는 사고 발생 2주 전 정규직 계산원에서 주차장 카트 관리로 업무가 변경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참변을 당했다.

김씨는 카트를 관리하며 하루에 많게는 4만3000보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로는 약 26㎞에 달했다.

김씨는 주차장으로 배치되기 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 문제가 없었으나 코스트코 측은 오히려 ‘병을 숨긴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며 사고 이후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또 산재 신청을 위해 CCTV 영상을 제공해 달라는 유가족 요청에 코스트코 측은 “영상 준비에 2~3주가 걸린다”는 답변을 내놨다.

결국 유가족은 코스트코 미국 본사에 진정서를 보낸 상태다.

김길성씨는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대응이 자기들한테 최선의 방법일지 모르겠지만 저희 유가족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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