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의인 "화재 때는 통제했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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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 3명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44)씨가 '도로 위 히어로즈'로 선정됐다.
사고 발생 40분 전인 오전 8시께 같은 지하차도를 지난 동료 화물차 기사는 유씨에게 "강물이 곧 둑을 넘을 것 같다"고 전화로 알렸지만 유씨는 "그 말을 듣고 '위험하면 통제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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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 3명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44)씨가 '도로 위 히어로즈'로 선정됐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이날 카카오임팩트재단·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유씨에게 시상금과 상패를 전달했다.
'도로 위 히어로즈'는 택시·버스·대리·배달·화물차·퀵서비스 등 모빌리티 서비스 종사자 중 의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유씨는 수재민을 위해 써달라며 상금에 사비를 더해 수해 의연금으로 기부했다. 희망브리지 김정희 사무총장은 "유병조 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3명의 생명을 구한 이 시대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씨는 참사 당시 상황의 기억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앞에 있던 버스가 물에 빨려 들어가던 장면과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항상 머릿속에 그 생각이 떠오르니 약을 처방받기 전까지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 날 이후 트라우마로 병원을 찾은 유씨는 전에는 없던 다리 경련을 겪기도 했다.
참사 당시 화물차를 몰고 있던 유씨는 지하차도를 나가는 오르막길에서 출구를 약 10m 남기고 747번 버스를 뒤따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버스가 멈췄고, 유씨는 자신의 14t 화물차로 버스 뒤를 여러 차례 들이받아 얼마 남지 않은 지하차도에서 함께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버스는 밀리지 않았고 버스는 순식간에 밀어닥친 물에 떠 휩쓸려 갔다. 화물차 창문을 깨고 탈출해 차 지붕으로 올라간 유씨는 자신도 위험한 상황에서 여성 1명과 남성 2명을 구했다.
유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뉴스를 볼 때마다 '나라면 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졌다"며 "누구나 나처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가 난 15일 아침 유씨는 청주시 집에서 세종시 물류창고로 향하던 길이었다. 사고 발생 40분 전인 오전 8시께 같은 지하차도를 지난 동료 화물차 기사는 유씨에게 "강물이 곧 둑을 넘을 것 같다"고 전화로 알렸지만 유씨는 "그 말을 듣고 '위험하면 통제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약 3주 전 해당 지하차도에서 불이 났을 때도 2㎞ 전부터 통제한 기억이 있었기에 지하차도가 침수됐다면 최소 2∼3㎞ 전에서 도로 통제를 안내할 것으로 짐작했다고 한다.
유씨는 사전 주민 신고에도 대비가 미흡했던 점을 지적하며 "재발 방지 대책과 책임자들의 처벌이 필요하다. 이번과 같은 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고가 들어오면 미리 확인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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