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공들인 행사에 나타난 프리고진…그의 배신자 아닌 동지?

김상도 2023. 7. 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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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무장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건재한 모습이 재확인됐다.

이 때문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의 무장반란에도 프리고진을 건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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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부대 행사에 나타난 프리고진. ⓒ 연합뉴스

지난달 무장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건재한 모습이 재확인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들인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는 바그너그룹의 핵심 인사 드미트리 시티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프리고진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의전 책임자인 프레디 마포카와 활짝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특히 마포카가 사진 속에 착용하고 있는 띠가 이번 행사 때 대표단이 착용한 공식 띠와 같은 패턴이라는 점에서 이 사진이 최근에 촬영된 사진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프리고진의 가족이 소유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번화가에 있는 트레치니 팰리스 호텔로 추정된다고 러시아 현지 매체 폰타카는 전했다. 이 호텔은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의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사흘간 통째로 예약된 곳으로 알려졌다.

사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무장반란 이후 벨라루스로 망명한 것으로 전해진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버젓이 활보하고 다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의 무장반란에도 프리고진을 건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FT는 “프리고진이 여전히 크렘린궁의 주요한 일부분으로 남아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현재까지 그를 (크렘린궁에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아프리카 국가들의 참석률이 극히 저조하자, 아프리카 대륙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프리고진의 신변을 이 기간 동안 보장해줬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멜린다 해링 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프리고진의 출현은 그가 푸틴 조직의 일부라는 뜻"이라며 "프리고진이 아프리카에선 여전히 유용한 존재로 그가 계속 러시아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도록 돕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과 프리고진은 다시 좋은 친구가 되었는데, 서방은 둘의 결별을 과장했다"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말리·수단 등 아프리카 국가 13곳에서 권위주의 정권을 보호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 이들 국가에선 프리고진의 영향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3~24일 러시아군 수뇌부를 제거한다며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이후 벨라루스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가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무장반란 이후 프리고진이 공식 행사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앞서 지난 19일 벨라루스 군기지에서 바그너그룹 용병의 도착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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