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번 업어치기로 7세 아동 숨지게 한 대만 유도 코치…징역 9년

유도 시작 14일 된 소년에게 업어치기
코치, 혐의 부인…유족에 사과도 안 해

대만에서 7세 소년에 업어치기 기술을 27번이나 사용해 사망에 이르게 한 60대 무자격 유도 코치가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28일 자유시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 최고법원은 허모 씨에게 피해자를 매우 부당한 훈련 방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판결을 했다.

피해자인 황모군은 2021년 4월21일 대만 중부 타이중 펑위안 지역 유도관에서 허씨의 지시로 11세 랴오모군과 유도 대련을 하면서 랴오 군과 허씨로부터 여러 차례 업어치기를 당했다. 당시 황군은 유도를 배우기 시작한 지 겨우 14일째였다.

유도 업어치기를 당해 주저앉은 황모군(노란 원)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황군은 거듭된 업어치기에 구토하는가 하면 두통을 호소하며 그만해달라고 여러 차례 애원했다. 그러나 허씨는 엄살을 부린다며 이를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군의 삼촌도 수업을 지켜보고 있었으나, 코치를 막지는 못했다.

결국 황군은 코치 등의 반복된 업어치기로 인한 뇌출혈과 다발성장기손상이 발생해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사고 발생 70일 만인 같은 해 6월29일 병원에서 숨졌다. 황군은 70일 동안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했으나 황군의 부모는 그의 상태가 악화하자 생명유지장치 제거에 동의했다.

허 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자신은 7차례만 업어치기를 했을 뿐이고, 황군의 피해는 황군 스스로 유도관의 벽과 거울에 부딪혀 발생한 것이고 주장했다. 더구나 그는 유족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1심 법원인 타이중 지방법원 합의부는 "피고인이 무자격 유도코치로서 훈련 당시 황 군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권과 체벌·비인도적 징벌을 피할 권리를 무시하고 원생의 개별적 신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부당한 훈련 행위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어 2심 법원인 타이중 고등법원도 지난 2월 허씨의 20차례 업어치기로 인해 발생한 뇌출혈 등으로 황 군이 사망한 것이라고 봐 1심과 동일한 판결을 했다.

소년 父 "할 수 있다면 애끊는 심경 느끼게 하고 싶다"

이에 허씨 측과 검찰 양쪽 모두 항고했으나, 대만 최고 법원은 '고의적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면서 허씨 측과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9년형이 확정됐다.

이러한 형량에 유족 측은 비통에 빠졌다. 사망한 소년의 아버지는 전날 "어떠한 판결로도 자신의 아이가 돌아올 수 없다"면서 형량이 9년에 그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또 그는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이 같은 자신의 애끊는 심경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대만 형법상 상해치사죄는 징역 7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