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과목에 사회봉사 필수과목 도입해야”
코로나19와 대입제도 개편 등으로 인해 청소년 자원봉사 참여율이 78% 급감한 가운데, 청소년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학교 교과목에 사회봉사를 필수과목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중앙자원봉사센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하고 보건복지부, 조선일보, TV조선미디어렙이 후원하는 ‘2023년 제2회 사회복지정책 심포지엄’이 ‘사회봉사 필수과목 도입 방안’을 주제로 27일 국회도서관 지하1층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 김영욱 의원실(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실(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 조은희 의원실(국민의힘), 천준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공동주최했다.
심포지엄의 기조강연에 나선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인성개발과 건전한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목표 하에 청소년봉사활동이 자리잡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으로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참여 자체가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하고 “청소년들의 자원봉사활동 참여확대를 위한 청소년 봉사활동육성시스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청소년 자원봉사자는 2017년 기준 200만 1711명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44만 9361명에 그쳐 5년 새 무려 7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혜영 교수는 “‘국가가 학생들의 기본인성을 책임지고 교육한다’는 대전제 하에 초중고등학교에 사회봉사 과목을 신설하고, 특히 고등학교는 앞으로 있을 고교학점제와 연동하여 교육 필수과목이자 졸업의무과목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 뒤 “일반 교사들의 과도한 행정업무를 고려하여 ‘자원봉사관리사’와 같은 청소년봉사활동 전문인력 양성과 배치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발제자로 나선 조미영 명지전문대학 교수는 ‘교육정책 변화에 따른 학생봉사활동 정책제안’을 통해 “학생 봉사활동의 참여 감소는 인성 함양의 기회 상실을 의미한다”며 “내실 있는 봉사활동 콘텐츠를 구성하여 교과목이나 범교과와 연계한다면 봉사활동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미영 교수는 “고교학점제 학생선택형 교과목에 ‘봉사활동’ 과목을 두고, 교재 개발에 학교 교사, 청소년지도사, 봉사활동 실천가 등 봉사활동 전문가가 포함된 집필진 구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이진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부장은 ‘학교 연계 융합형 봉사활동 운영사례 및 시사점’ 발표를 통해 학교 밖 기관의 전문성으로 학교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진원 부장은 공공기관과 학교가 협업하여 진행한 ‘봉사활동-진로교과 융합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한 뒤 “변화된 환경과 수요에 부합하는 유연한 대응력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학교 밖 기관의 전문성으로 학교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교과와 연계되고 교사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원봉사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봉사 필수과목 도입과 관련한 기조강연과 발제에 대해 토론자들은 온도차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강경국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 사무관은 “이전과 같이 입시제도에 직접적으로 반영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체계적인 학생 자원봉사 시스템의 구축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졸업필수과목 제도 또한 즉각적인 반영이 쉽지는 않겠지만 학생자원봉사활동의 체계화와 함께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모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자원과 사무관은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복지사각지대를 완화하는 민간 사회복지서비스의 미래인재를 키우는 역할도 담당했다”면서 “학부모 및 청소년과 관계부처, 자원봉사활동 지원기관, 교육기관 등이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제도적·문화적 정책 방안 마련하는데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현장을 대표해서 참석한 조소미 신일고등학교 교사는 “고교학점제 도입과 더불어 봉사시간을 의무로 넣는 것에 찬성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지역사회연계봉사의 경우 해당 지역사회 기관을 미리 검증하고 수시로 상급 기관이 모니터링을 하여 봉사시간 남발과 같은 과거의 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점제연구센터장을 역임한 임종헌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심포지엄의 취지와 내용에 공감하고 동의하나,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실행 방안을 추가한다면 실제 적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전문교과 보건・복지 교과(군)에 사회봉사 과목이 없는 상황으로 교육과정에 사회봉사 과목을 편성하고 사회봉사 공공기관 등에서 인정교과서를 개발한다면, 고등학교에서 사회봉사 교육이 축소된 현 상황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성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청소년 자원봉사 참여율 78% 이상 급감하고 있는 위기 속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교육 정책과 제도 등의 활성화 방안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특별히 ‘사회봉사 필수과목 도입 방안’과 같은 제도 도입은 민‧관‧학‧연 전문가들과 학생‧학부모들이 함께 협력하여야 가능한 과제인 만큼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더 관심과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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