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부른 93세 英참전용사, 한국 명예보훈장관 됐다

지난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에서 참전용사 콜린 태커리(93·영국) 옹이 아리랑을 열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콜린 새커리(93) 6·25전쟁 영국군 참전용사가 대한민국 명예보훈장관이 된다.

국가보훈부는 “2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보훈청 박정모홀에서 새커리 참전용사를 제2호 명예보훈장관으로 위촉한다”고 밝혔다.

새커리 참전용사는 가보훈부의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프로그램으로 초청돼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방한 중이다.

그는 19세 때 한국전 출전 명령으로 갓 결혼한 아내를 남겨두고 1950년 9월 제45야전포병연대 소속 포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327고지 전투 등에서 중공군과 싸운 참전 영웅이다.

2019년에는 영국의 노래 경연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최고령 참가자로 출연해 단 3곡으로 우승하기도 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방한 중인 유엔군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이 지난 26일 부산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커리 참전용사는 지난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정전협정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무대에 올라 연합합창단과 함께 아리랑을 편곡한 ‘어메이징 아리랑’을 불러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새커리 참전용사는 “자유롭고 놀라운 성장을 한 대한민국의 모습은 70년 전 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미국 참전용사 패트릭 핀 씨는 “전우와 함께 만든 대한민국이 기적적인 변화를 했다”며 “더 큰 꿈을 키워나가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을 비롯한 25개국 참전 대표단 170여 명, 유엔 참전용사 및 후손·참전 유공자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