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출근시위 100회' 소회 기록, 책으로 나온다
[윤성효 기자]
▲ 책 <김의곤의 100일 투쟁기 : 에이 미친놈아>의 표지. |
ⓒ 도서출판 더나은 |
이는 '민생파탄, 외교참사, 전쟁불안, 깡패정치 윤석열 당장 내려와'라고 쓴 손펼침막·팻말을 들고 경남 창원대로 입구에서 100일 동안 1인시위를 벌였던 김의곤(60, 함안의병)씨가 매일 썼던 '출시(출근시위)' 소회의 제목들이다.
김씨는 2022년 10월 18일부터 2023년 3월 28일 사이 토·일요일을 빼고 100회에 걸쳐 출근 시간에 맞춰 1인 시위를 벌였고, 그동안 썼던 글을 한데 모아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책 제목은 <김의곤의 100일 투쟁기 : 에이 미친놈아>(도서철판 더나은)이다.
이 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미 탈고를 마쳤고, 오는 9월 8일 인쇄 완료할 예정이다. 책 출판에 들어가는 비용을 크라우딩 펀딩으로 모아 충당하기로 했다. 박정환(창원)씨 등 주변 사람들이 "모아 놓았던 글을 사장시키지 말고 책으로 내자"는 제안에 펀딩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펀딩은 한 달 간 진행된다. 그런데 펀딩을 시작한 지 불과 며칠만에 목표액을 넘어섰다. 아직 마감까지 28일이나 남아 있는데, 7월 28일 현재 101명이 참여해 모금액은 목표액의 170%에 도달했다.
모금을 제안했던 '더나은'은 "자신의 가치관이 확고하고 기준을 분명히 밝히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아름답다"면서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삶은 존경스럽다"고 했다.
이들은 "지금도 어디에선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싸우고 있을 시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저자의 글을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김의곤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페이스북 등)를 하지 않는다. 그가 썼던 글과 찍었던 사진을 지인들이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올리면서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10·29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진 뒤 그가 썼던 '미안하다, 용서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시는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고, 특히 정우성 배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추모의 정석', '양심은 관상용이 아니다', '봄의 두 얼굴' 등 제목의 '출시'도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책 제목으로 선정된 '에이~ 미친 놈아'는 그가 지난 2월 2일 '출시 65'번째로 썼던 글이다. 1인시위 하는 동안 지나가던 시민들의 반응이 서서히 변화하고, 항의하던 시민이 나중에는 태도가 달라지더라는 내용이다.
그는 "창원대로 입구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을 때 오전 7시 50분경 북면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트럭 운전자가 추운 날씨인데도 창문을 열어 '에이~ 미친 놈아'라고 했다. 둘째 날도 그렇게 하고는 가버렸다"며 "셋째 날 (김씨가) 똑같이 대응하려 했으나 손을 들어 '좋은 하루'라고 싱그럽게 외쳤다"고 했다.
이어 "똑같은 하루가 더 가고 그 이후로 (트럭 운전사는) 쭉 무심하게 지나갔다. 혹여 눈이라도 마주치는 날엔 속으로 서로를 멸시했을까. 그랬던 그가 오늘 아침 멋쩍게 손 들어 보이며 눈을 맞춘다. 기다리는 봄만큼이나 기분 좋은 변화다. 그것이 값싼 연민이든 새털 같은 유대이든 날개짓임은 분명하다"라고 덧붙였다.
1인시위를 하면서 글을 썼던 그는 "타는 단풍에서 혹한의 겨울을 지나 봄꽃 성성한 3월까지 5개월 보름여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었다. 오직 작은 일도 정성을 다 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란 믿음 하나로 하루하루를 지켜냈다"며 "처음엔 분노였으나 나중엔 수양이었고 100회가 가까워질수록 단단하게 차오르는 굳은 결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김의곤씨가 창원대로 입구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 김의곤 |
▲ 김의곤씨가 쓴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
ⓒ 김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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