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접어든 유로존…'베이비스텝' ECB "9월엔 동결할 수도"

권해영 2023. 7. 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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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전날 미국에 이어 27일(현지시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금리인상에도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미국과 달리 유럽에는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오는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로존 경기 침체 전망이 짙어지면서 ECB가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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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기준금리 0.25%P 올려
유로존 침체 가능성 짙고, 물가도 5%대 달해
'골디락스' 낙관론 美와 대조적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날 미국에 이어 27일(현지시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금리인상에도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미국과 달리 유럽에는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오는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25%로 올렸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25%포인트씩 올린 3.75%, 4.5%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회 연속 인상이다. 수신금리는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CB는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계속 둔화되고 있지만 매우 장기간 높은 상태를 유지할 걸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중앙은행 총재는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후 동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후속 회의 결정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올릴 수도 동결할 수도 있다. 향후 금리 결정은 들어오는 경제 데이터에 달렸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가 이전과 달리 금리인상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유로존 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어서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각각 -0.1%로 역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를 달성해 시장에 ‘골디락스(고물가 없는 경제성장)’에 진입했다는 낙관론이 번지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 역시 악화되고 있다. 유로존의 7월 복합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9로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보다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인 독일은 수출 경기 부진 등으로 하반기 침체 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유로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로 지난해 10월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한다. 미국(3.0%)의 두 배에 가깝다. 여기에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로 식료품 물가가 뛸 수 있다는 점을 ECB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ECB가 물가 잡기와 경기 끌어올리기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은 미국보다 인플레이션은 높고, 성장률은 훨씬 더 취약하다"며 "인플레이션 위험과 다가오는 경기침체 위협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존 경기 침체 전망이 짙어지면서 ECB가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자산운용의 제이슨 데이비스 글로벌 금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CB가 당분간 동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노동시장이 약해지고, 근원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돌아갈 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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