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ℓ 3000원 시대’ 앞둔 우유…고개 드는 ‘밀크플레이션’ [지금 식량위기③]

맹찬호 2023. 7. 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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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에서 생산해 유가공업체가 사들이는 원유(原乳) 가격이 ℓ당 88원 오른다.

현재 원유 가격이 ℓ당 996원인데, 이번 인상으로 1000원 선을 넘게 된다.

당초 올해부터는 음용유와 치즈 등을 만드는 가공유를 별도로 구분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음용유 원유 가격 인상 범위는 ℓ당 69~104원, 가공유는 ℓ당 87~130원으로 설정됐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현재 ℓ당 2800~2900원대인 흰 우유 가격은 오는 10월부터 30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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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윳값 잠정합의…음용유 88원·가공유 87원 인상
우유發 도미노 인상 촉각…흰 우유 3000원 코앞
역대 2번째 인상률…낙농진흥회 “10월부터 반영”
농식품부 “가공식품 영향 제한적…과장된 측면”
서울 한 대형마트에 우유 등 유제품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낙농가에서 생산해 유가공업체가 사들이는 원유(原乳) 가격이 ℓ당 88원 오른다. 사룟값과 인건비가 상승한 영향이다. 인상률은 역대 2번째로 높다. 현재 원유 가격이 ℓ당 996원인데, 이번 인상으로 1000원 선을 넘게 된다. 치즈와 연유,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되는 원유 가격은 87원 오른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전날 열린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이같은 인상안에 합의했다.

앞서 양측은 10차례 합의에 나섰다가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번 11번째 협상 끝에 합의안에 도달했다.

마시는 음용유 기본 가격은 ℓ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88원 오른다. 가공유는 ℓ당 87원 올라 887원으로 결정됐다.

당초 올해부터는 음용유와 치즈 등을 만드는 가공유를 별도로 구분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음용유 원유 가격 인상 범위는 ℓ당 69~104원, 가공유는 ℓ당 87~130원으로 설정됐다.

낙농가와 유업체는 최대 인상과 최저 인상을 두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수입산 유제품과 가격 경쟁을 위해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협상 최저 수준으로 결정했다.

새 원윳값은 통상적으로 매년 8월부터 적용되지만, 낙농진흥회는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원윳값 인상 시점을 오는 10월 1일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는 내달 10일 이사회를 개최해 협상 소위원회에서 합의한 사항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원유 가격 10년 만에 최대폭 상승…두려운 ‘밀크플레이션’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우유를 살피고 있다. ⓒ뉴시스

그럼에도 이번 원윳값 인상률은 8.8%다. 지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020년 원유 가격은 ℓ당 926원이었다. 이듬해인 2021년 947원, 지난해 996원으로 상승해 10월부터 1000원을 넘어선다.

원유 가격이 인상될 경우 다수 유가공 업계가 올 하반기 우유 가격 인상에 돌입할 모양새다.

지난해 원유 가격 인상 뒤 국내 대형 유가공업체 흰 우유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 2800원 후반(6.6%), 매일유업 2860원(9.57%), 남양유업 2880원(8.67%) 등이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현재 ℓ당 2800~2900원대인 흰 우유 가격은 오는 10월부터 30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원유 기본가격에 우유 가공 제조비, 물류·배송비, 유통마진, 농가 인센티브 등이 더해진다. 이에 마트나 편의점에서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원윳값 상승에 따라 유가공품,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오르자,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 인상됐고, 과자류 가격은 10%대 상승했다. 커피 전문점도 가격 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 작년 10월 우윳값이 180원(ℓ당·서울우유 기준) 인상됐을 당시 주요 커피 전문점 라떼 평균 가격이 54.5원 올랐다.

다만 정부는 ‘밀크플레이션’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의 경우 유제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빵과 과자도 유제품 원료 사용 비중이 1∼5% 수준”이라며 “카페, 제과점 등 상당수 외식업체에서 수입 멸균유를 많이 쓰고 있어 원윳값 인상이 밀크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통업체 조사 결과 대부분 40%가 넘는 마진을 챙기고 있다”며 “흰 우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수요자뿐만 아니라 유통 효율화 등 유통 분야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러, 흑해곡물협정 파기에 물가 먹구름…‘세계 식량난’ 초읽기[지금 식량위기④]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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