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탱크' 게이치, 터프가이 대전 승리로 이끌까?
[김종수 기자]
UFC 라이트급 랭킹 3위 저스틴 게이치(34·미국)가 BMF 타이틀에 도전한다. 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델타 센터에서 있을 'UFC 291: 포이리에 vs 게이치 2'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랭킹 2위 더스틴 포이리에(34·미국), 체급내 최고 터프가이중 한명으로 꼽히는 베테랑 파이터다.
포이리에와 게이치의 맞대결은 체급 타이틀전 이상의 관심을 받고 있다. BMF 타이틀은 누가 가장 터프하고 거칠게 싸우는지를 가리기 위한 타이틀이다. 이런 저런 것을 재가면서 점수를 따는 식의 플레이는 안된다. 지켜보는 이들의 피가 확 끌어오를만큼 옥타곤을 뜨겁게 달구는 상남자들의 전쟁터다.
승자가 체급 공식 챔피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물 챔피언 벨트도 주어진다. 2021년 11월 UFC 244에서 펼쳐진 '악동' 네이트 디아즈(38·미국)와 '길거리 예수' 호르헤 마스비달(38·미국)의 첫 BMF 타이틀전 이후 약 20개월 만에 부활했다.
▲ 저스틴 게이치(사진 오른쪽)는 마치 탱크처럼 상대를 몰아붙인다. |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매경기가 하이라이트, 투사의 피가 끓어오르는 게이치
게이치는 매경기가 하이라이트다. 무식하다는 말이 나올만큼 경기내내 난타전과 진흙탕 싸움이 끊이질 않는다. 진작부터 '이제는 좀더 스마트하게 싸우겠다'고 밝히고있지만 정작 경기가 시작되면 뜨거운 피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전적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통산 24승중 녹아웃 승리가 19번(79%), 서브미션 승이 1번이다,
판정승은 4번(17%)에 불과하다. 판정승 또한 녹아웃이 안만들어져서 그렇지 엄청난 타격공방전이 오가며 지루할 틈을 주지않는다. 게이치는 심지어 패배도 화끈하게(?) 당한다. 통산 4패중 녹아웃, 서브미션으로 2패씩 허용했다. 판정패는 없다. 거기에 걸맞게 UFC에서 11전을 치르면서 무려 11번의 보너스를 수상했다.
지금은 예전보다 좀 덜한 편이지만 여전히 게이치의 파이팅 스타일에 대해서는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불도저 같다'는 표현을 쓰는 이들이 많다. 전진기어만 바꿔가면서 압박 또 압박하는 것이 게이치의 경기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상대에게 위험한 공격도 자주 허용하기도 한다. 살을 주고 뼈를 깎는 것을 넘어 같이 뼈를 깎아나가는 듯 한 느낌까지 준다.
이를 입증하듯 게이치는 승리한 경기에서조차 데미지를 만만치 않게 받는 편이다. 때론 누가 이긴건지 모를 정도로 본인 역시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매력 때문에 많은 팬들은 게이치에게 열광한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물론 게이치가 무조건 난타전, 인파이팅만 고집했다면 지금의 좋은 성적은 나왔을 리가 없다.
그러한 색깔에 더해 기술, 경기운영 등도 꾸준히 발전해왔다. 게이치와 경기를 가지는 대다수 선수들은 외곽을 돌며 케이지를 넓게 쓰는 경우가 많다. 게이치가 스탭이 좋은 편이 아닌지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싸우는 쪽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게이치가 펀치만 쓰는 선수라면 분명 그러한 대응법에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다.
게이치는 효과적으로 상대의 기동력에 균열을 만들어낼 확실한 무기를 하나 장착하고 있다. 다름 아닌 로우킥이다. 게이치에게 있어 로우킥은 옵션 중 하나가 아니다. 대표적 주무기다. 타렉 사피딘 등 로우킥 마스터들과 비교해도 사용 빈도와 위력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수시로 로우킥으로 하체를 때려주며 상대의 기동력을 둔화시킨다.
▲ 더스틴 포이리에(사진 오른쪽) 또한 공격적인 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양보없는 한판, 예약된 명승부
게이치보다 랭킹이 높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이리에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다이아몬드'라는 별명답게 플레이 스타일에서 단단함이 확 느껴진다. 발 붙이고 터프하게 주먹을 주고받는 난타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UFC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35·아일랜드)를 비롯 수많은 선수들이 그의 주먹 앞에 쓰러졌다. 통산 29승(37전) 중 22번이 피니시승이다.
이번 BMF 타이틀전은 게이치와 포이리에의 두 번째 만남이다. 2018년 4월 1차전이 벌어졌는데 당시에는 포이리에가 혈전 끝에 4라운드 레퍼리 스톱 TKO로 승리를 가져갔다. 여러 매체에서 '2018년 최고의 명승부'로 꼽을 정도로 화끈한 승부로 회자되고 있다. 이후 둘은 평행이론이라 할 만큼 똑같은 행보를 걸어왔다.
UFC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에 등극하고, 두 번의 타이틀전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4·러시아)와 찰스 올리베이라(33·브라질)에게 패했다. 그러면서 똑같이 6승 2패를 기록했다. 그런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더욱 성장하고 많은 경험까지 쌓은 상태인지라 이번 대결은 전성기 시점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결이 될 공산이 크다. 게이치는 지난 패배를 갚아줄 필요가 있으며 포이리에는 게이치를 밟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 한다.
운명적인 2차전을 앞두고 둘은 지난 27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게이치는 "승패 여부는 반반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패배를 복수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며 훈련을 하면 더더욱 열심히하게 된다. 실력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본다"라며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상대 실수를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는 최대한 기술적으로 싸우면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로 굳은 각오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포이리에는 "게이치가 기술적으로 나와 싸우길 원한다는데, 아마도 잘못된 대응법이 아닐까 싶다. 그냥 난타전을 걸어 한방 맞히는 게 더 승산이 높지 않을까 싶다"라며 "그럼에도 기술적으로 싸우길 원한다면 수준 차이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 게이치에 대해 가장 폭력적이고, 혼돈을 만들어내는 파이터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나야말로 바로 그런 선수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예약된 명승부에 격투 팬들의 가슴이 벌써부터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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