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연구·재평가 이끌었다…유영익 전 국사편찬위원장 별세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 연구 전문가인 원로 역사학자 유영익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지난 26일 별세했다. 87세.
경남 진주 출신인 고인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인문대학원 역사·동아시아언어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려대 사학과 교수, 한림대 사학과 교수, 한림대 부총장,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한국학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역사학회 회장,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 창립소장 등을 지냈으며 2013∼2015년에는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하성학술상, 성곡학술문화상, 경암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생전 '이승만 예찬론자'로 불릴 정도로 이승만 연구와 재평가에 힘썼다. 그는 1964년 하버드대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전 대통령의 저서 『독립 정신』을 읽고 이승만 연구에 매진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때까지 독재자로 생각했던 이승만이 '20세기 초 한국의 최고 선각자요, 빼어난 문장가'임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는 여러 자료를 분석해 '이승만의 삶과 꿈'(1996), '이승만 연구'(2000), '젊은 날의 이승만'(2002), '이승만 대통령 재평가'(2006), '건국 대통령 이승만'(2013) 등의 책을 펴냈다. 또 광복절을 이승만 정부 수립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건국절로 바꾸자는 움직임에 앞장섰다. 이 전 대통령을 '국부'(國父)로 칭하는 등 지나치게 예찬한다는 비판이 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빈소는 29일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발인은 31일 예정이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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