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금융그룹' KB 회장 인사 검증 더 촘촘해진다
최종 후보군도 6명으로 확대
금융당국 "선도적 선례 되길"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이 새로운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더욱 촘촘해진 검증 절차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검토에 들이는 물리적 시간은 물론 후보군 숫자도 늘려 한층 꼼꼼한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경영승계의 좋은 선례를 남겨 달라는 주문을 내놓으면서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정을 둘러싼 관심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일단은 윤종규 현 회장과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 등 내부 인사들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 달 20일 회추위를 열고 신임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본격 가동했다. 이를 시작으로 총 네 차례의 회추위를 거쳐 오는 9월 8일에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를 확정 짓는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의 이번 회장 인선 과정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시점이다. 바로 직전 인선 사례인 2020년보다 승계 절차의 착수 시기가 약 3주 정도 앞당겨졌다. 또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어나면서 검증 기간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최종 후보군도 사실상 4명에서 6명으로 확대됐다. 회추위는 다음 달 8일 회의에서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 이들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와 심사를 거쳐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평가 방식이다. 2020년에는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번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바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했지만, 올해는 두 번의 인터뷰를 실시하고 외부 기관을 통한 평판 조회도 실시하는 등 좀 더 면밀하게 후보자를 검증할 계획이다.
인터뷰는 1차 숏리스트 6명 전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후 평가를 거쳐 압축된 2차 숏리스트 3명을 대상으로 2차 인터뷰가 이뤄진다. 평판 조회는 후보자의 평판과 금융시장의 평가 등을 조사, 평가에 참고할 예정이다.
특히 내·외부 후보 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최종 3인 후보들에게는 두 번의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외부 인사의 경우 내부 후보보다 더 많은 인터뷰 시간이 제공된다. 이에 더해 외부 후보에게는 세부적인 평가기준과 KB금융의 내부 자료를 충분히 제공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최대한 해소하겠다는 설명이다.
회장의 자격 요건도 치밀해졌다. KB금융 회추위는 경영 승계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 자격 요건을 구체화해 총 5개 항목에 25개 세부 기준을 구성했다. 5개 항목은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에 노력이다.
새로운 KB금융 회장의 유력 후보로는 우선 내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다. 내부 후보군으로는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 이 부회장 등 3인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서는 아무래도 허 부회장이 제일 부각되는 인물이다. 부회장들 중에서 유일하게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에서 행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어서다. 특히 KB금융이 출범한 후 회장 자리는 모두 은행장 출신의 몫이었다. 더욱이 허 부회장은 2017년 말 윤 회장이 행장 겸직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직접 후임 행장으로 앉힌 인사다.
현재 수장인 윤 회장도 굳이 고사의 뜻을 밝히지 않는 한 롱리스트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윤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는 8월 초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회추위가 1차 숏리스트 6명 중 외부 후보자가 본인의 이름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을 때에는 2차 숏리스트 3명에 포함되기 전까지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했지만, 내부 후보자는 이 때 바로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이 이처럼 경영승계 과정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입김도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KB금융 이사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사회 역할 강화 등 지배구조 개선 등을 당부했다. 지난 17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B금융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있었던 지배구조 이슈 이후에 처음 이벤트를 맞는 만큼 선진적이고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B금융의 최종 회장 후보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한 뒤 오는 9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후 11월 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회추위 관계자는 "훌륭한 회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자질과 역량 등에 대해서 주주와 직원 등의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청취, 회장 자격 요건 수립 시 참고했다"며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취지도 선제적으로 반영해 최고경영자의 적극적 자격 요건에 대한 적격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세부 기준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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