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을 아끼자는 가게가 다 있네요

이완우 2023. 7. 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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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관광지 앞 도로를 걷던 중이었다.

 가게 안쪽 작업장에 재활용하려고 수거한 수많은 플라스틱 병뚜껑이, 마치 선명한 무지갯빛으로 아름답다.

 이 가게에선 플라스틱 분쇄기 작동과 성형기 몰딩(테두리 장식) 등을 통해 쓰레기로 소각될 병뚜껑들을 재활용, 생활에 필요한 작은 물건들을 만든다.

지구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다이어트는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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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광한루 앞, 껍데기 없이 알맹이만 파는 '친환경 가게'를 만났다

[이완우 기자]

 지구 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다이어트
ⓒ 이완우
   
지난 25일,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관광지 앞 도로를 걷던 중이었다. 그런데 한 가게 간판에 쓰인 문구가 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아끼자,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값싸고 흔한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을 아끼자니, 이게 무슨 말인가?

알고보니 이 가게는 환경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는 과대 포장을 반대하고 친환경 포장이나 포장 없는 물품을 파는 가게였다.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을 아끼자는 문구는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하여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자는 표어였다.

플라스틱과 일회용이 일상인 하루   

생각해보자. 우리는 플라스틱 재질로 된 칫솔을 사용하며,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한다. 빵을 먹으려면 비닐로 된 포장을 뜯어야 하고, 플라스틱 용기 속의 세제로 빨래를 하고는 한다.

그러나 이 가게는 다르다. 이 곳에선 구입하고 싶은 액체나 분말 물품의 용기를 가져가면 필요한 만큼 덜어준다. 방향제도 용기를 가지고 와서 리필한다. 여러 번 사용하는 화장 솜, 대나무 칫솔, 밀랍 랩, 나무로 된 식기류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판매한다. 여러 가지의 일회용 상품을 대체하는 물건들도 보인다.
 
 리필 스테이션
ⓒ 이완우
 
 무포장 물품
ⓒ 이완우
 
식품도 통상 식품을 포장하거나 담는 용기에서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하고는 한다. 이 가게는 복숭아, 옥수수와 여러 가지 야채를 생산지에서 농민이 깨끗이 재배하고 수확한 그대로 포장이라는 껍데기 없이 알맹이만 판매한다.
 
 포장 없는 야채와 과일
ⓒ 이완우
 
가게에서 판매하는 100% 재생종이 공책은, 지구의 숲을 지키고 살리자는 의미가 담겨있어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단다. 이 공책의 표지는 사료를 안 먹고 자연의 풀만 먹은 코끼리의 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초원의 유목민들은 소똥을 말려 연료로 활용하고 주택의 벽도 바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한 권의 공책이다.
  
 재생종이 공책
ⓒ 이완우
 
가게 안쪽 작업장에 재활용하려고 수거한 수많은 플라스틱 병뚜껑이, 마치 선명한 무지갯빛으로 아름답다. 나비와 반딧불들이 플라스틱 병뚜껑이 되어 재활용 수거함에 누워있는 것만 같았다. 생각해보면, 산과 들에 그 많든 나비들과 밤하늘을 나르던 반딧불을 요즘은 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실생활을 조금만 바꿔보자는 거예요"
 
 재활용 플라스틱 병뚜껑
ⓒ 이완우
 
이 가게에선 플라스틱 분쇄기 작동과 성형기 몰딩(테두리 장식) 등을 통해 쓰레기로 소각될 병뚜껑들을 재활용, 생활에 필요한 작은 물건들을 만든다. 우리가 이렇게 하나씩 비닐과 플라스틱을 아낀다면, 언젠가는 산과 들에 나비와 반딧불이 더 많이 살아나지 않을까. 그래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플라스틱 파쇄기와 성형기
ⓒ 이완우
 
이 가게를 운영하는 이재향(남원시 쌍교동)씨는 지난 25일, 기자의 질문에 많은 분이 호의적으로 가게를 찾아줘 감사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가게를 방문하는 분들이 가끔은 이 가게를 일회성 체험 행사를 하는 곳처럼 생각해요. 이 가게의 물건들을 기존의 익숙한 제품과 비교하고 평가할 때도 있고요. 이 가게의 목표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용품의 사용을 절제하면서 우리의 실생활을 조금씩 바꾸어가는 소비 태도의 일상화에 있어요."

지구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다이어트는 필요한 일이다. 이 무포장 가게는, 우리가 하는 작은 실천이 우리 사회를 바꾸며 환경과 자연을 되살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실제로 현실화시키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갔던 남원 제로웨이스트 상점 '비니루 없는 점빵' (무포장가게)의 모습.
ⓒ 이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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