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4개월 만에... 구미서 '여름 배구축제' 열린다

양형석 2023. 7. 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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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이적생들 첫 선... '컵 대회' 깜짝 스타는 누가될까

[양형석 기자]

시원한 스파이크에 목 말랐던 배구팬들을 위한 '여름의 배구축제'가 시작된다.

한국배구연맹은 오는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개최한다. 7월 29일부터 8월 5일까지 여자부 경기를 먼저 진행하고 6일부터 13일까지 남자부 경기가 열린다.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IG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스타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구미에서 프로배구 대회가 열리는 것은 KB손해보험이 구미를 연고지로 사용하던 지난 2017년 3월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남자부에서 일본의 파나소닉 팬더스, 여자부에서 태국의 슈프림 촌부리 구단이 초청팀으로 참가해 각 조 4개 팀이 리그전을 펼쳐 2위까지 준결승에 진출한다. 물론 컵대회는 V리그를 위한 '예행연습'으로 각 구단이 모든 전력을 쏟진 않지만 팬들의 함성을 듣고 승리욕에 불타오르지 않는 선수들은 없다. 이번 컵대회 역시 각 구단들의 뜨거운 승부와 재미 있는 경기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정아-황민경-정대영, 이적생들 첫 선
 
 2022-2023 시즌 도로공사를 우승으로 이끈 박정아는 역대 최고대우를 받고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 한국배구연맹
 
2021-2022 시즌이 끝난 후 여자부 7개 구단에서는 총 13명의 선수가 FA자격을 얻었지만 팀을 옮긴 선수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서 신생구단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로 이적한 이고은 세터 한 명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무려 20명의 선수가 FA자격을 얻어서 5명의 선수가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여기에 트레이드와 보상선수 지명 등을 통해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구단으로 이적한 선수는 10명이 훌쩍 넘는다.

여러 이적생들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단연 7억7500만 원의 연봉총액으로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과 함께 여자부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받게 된 '클러치박' 박정아(페퍼저축은행)다. IBK기업은행 알토스에서 3번, 도로공사에서 2번의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던 V리그를 대표하는 '우승청부사' 박정아는 경험 많은 선수가 부족한 페퍼저축은행에서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며 경험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선수다.

2017-2018 시즌부터 2022-2023 시즌까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서 6시즌 동안 활약했던 '밍키' 황민경도 기업은행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4월 2년 9억 원의 조건에 기업은행과 계약한 황민경은 이적과 동시에 팀 내 최고참 선수가 됐다. 황민경은 무릎수술을 받은 기업은행의 간판스타 김희진이 뛸 수 없는 컵대회에서 새로운 팀 적응과 함께 공수에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2004년생 선수들이 활약하기 시작한 V리그에서 1981년생으로 리그 최고령 선수 정대영은 10년 동안 활약하며 두 번의 우승을 만든 도로공사를 떠나 GS칼텍스 KIXX로 이적했다. 정대영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GS칼텍스에서 활약한 적이 있지만 그 때 함께 뛰었던 선수 중 현재까지 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당시 막내였던 한다혜 리베로뿐이다. 정대영이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보여줄지 컵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배구계를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고은 보상선수지명과 트레이드 과정에서 도로공사로 이적하게 된 최가은도 컵대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일 확률이 높다. 도로공사는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페퍼저축은행의 1순위 지명권으로 고교 최대어인 미들블로커 김보빈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최가은은 김보빈 입단여부와 별개로 이번 컵대회를 통해 새로운 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힐 필요가 있다.

2023년 컵대회의 '깜짝스타'는 누구일까
 
 VNL 대회의 '깜짝스타' 김다은은 소속팀으로 돌아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컵대회에 참가한다.
ⓒ 한국배구연맹
 
역대 컵대회에서는 김연경과 한송이(KGC인삼공사), 황연주(현대건설), 김희진, 박정아, 강소휘(GS칼텍스) 같은 스타 선수들이 MVP를 수상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2018년의 최은지(GS칼텍스)와 2019년의 고예림(현대건설), 2021년의 정지윤(현대건설),작년의 문지윤(GS칼텍스)처럼 뜻밖의 선수가 뛰어난 활약으로 컵대회 MVP에 선정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각 구단의 많은 신예 선수들이 이번 컵대회를 벼르고 있는 이유다.

이번 컵대회에서 배구팬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신예선수는 역시 흥국생명의 김다은이다. 김다은은 지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한국의 주전 아포짓스파이커로 활약하면서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평균 두 자리 수 득점(10.38점)을 기록했다. 이번 컵대회에는 외국인 선수가 비자문제로 출전할 수 없고 에이스 김연경도 컵대회에 결장할 예정이라 김다은이 이번 대회에서 흥국생명의 주공격수로 활약할 확률이 매우 높다.

2022-2023 시즌이 끝난 후 어깨수술을 받은 '쏘캡' 이소영의 출전이 어려운 인삼공사 역시 컵대회를 통해 젊은 공격수를 발굴해야 한다. 고희진 감독은 내심 2021-2022 시즌 39.84%의 성공률로 119득점을 올리며 성장했다가 2022-2023 시즌 29.61%의 성공률과 함께 54득점으로 주춤했던 이선우의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대표팀에도 선발된 이선우는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장해야 할 유망주다.

기업은행은 2022-2023 시즌이 끝난 후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가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면서 미들블로커 라인이 상당히 허전해졌다. 김희진이 복귀 후 미들블로커로 활약한다 해도 이제 기업은행의 중앙은 최정민이 주역으로 활약해야 한다. 2022-2023 시즌 속공 8위(37.82%), 블로킹 9위(세트당 0.54개)에 오르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 최정민이 컵대회를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한다면 기업은행의 중앙은 결코 약하다는 평가를 듣지 않을 것이다.

VNL 대회가 끝난 후 해산했던 여자배구 대표팀은 컵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8월6일에 재소집돼 오는 30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한다. 이는 올해 컵대회에서 각 구단의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컵대회에서 찾아온 기회를 잡아 다가올 V리그에서도 팀의 주력선수로 활약할 수 있도록 성장한 기량을 보여주는 것은 전적으로 선수들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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