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두 울산 현대를 위협하는 후반기 '위험 요소' 두 가지
[곽성호 기자]
▲ 지난 7월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한 울산 현대 선수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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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6연승을 두 차례나 달성하며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소 어둡다. 지난 6월 A매치 소집을 앞둔 상황에서 울산의 주장단(정승현, 이규성, 이명재, 박용우)이 SNS상에서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논란을 낳았고 연이어 이규성이 지난 22라운드 인천과의 경기에서 문지환 선수를 폭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울산이 거짓말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이 터지고 난 직후였던 울산은 22라운드와 23라운드 각각 인천과 수원 삼성에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며 흔들렸고 박용우는 시즌 중 울산을 떠나 알 아인 (UAE)로 이적을 감행하며 전력 누출까지 안았다. 후반기 울산에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8월 개막을 앞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2연패를 향한 후반기 리그 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전반기를 보낸 울산이 막판 '적신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위험 요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 농사를 잘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우 이탈과 여름 이적 시장 '0입', 3선 문제 지속화
새 시즌을 앞두고 울산은 3선에 스웨덴 국적의 미드필더 보야니치를 영입하며 입대로 팀을 이탈하는 원두재의 빈자리를 대체했다. 기존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박용우와 이규성 그리고 지난 시즌 강등 결말을 맞은 성남에서 주장으로 활약한 김민혁을 보강하며 시즌을 시작했던 울산은 3선에서의 단단한 허리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해갔다.
이들의 활약으로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서 손쉽게 승리하며 경기를 지배해나간 울산은 시즌 초반과 중반 연전연승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혔다. 그렇게 이번 시즌 역시 울산 천하가 될 것이 뻔해 보였다. 하지만 여름 이적 시장을 거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인종차별에 이어 경기 중 폭행 논란에 휩싸인 이규성은 경기력이 저하됐고 박용우 역시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팀을 떠나며 중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민혁과 이규성 그리고 보야니치가 박용우가 빠져나간 자리를 대체했으나 22라운드 인천과의 경기에서부터 패배를 기록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23라운드에는 최하위에 처져있던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무려 3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리그 19경기에 나서며 경기 감각을 익힌 김민혁과 리그 21경기에 출전하며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이규성 조합은 경기 중 좋은 호흡을 보여주기는 했다. 그러나 박용우의 빈자리를 대체하지는 못했으며 보야니치는 리그 템포와 거친 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24라운드 제주전에서 2대 1로 승리를 기록하며 연패를 끊어내긴 했으나 중원에서의 장악력 만큼은 아쉬웠다.
설상가상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울산은 독일 임대 생활을 마친 이동경의 복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서 이적료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신입생은 없는 상황이다. 김민혁, 이규성, 보야니치와 같은 리그 정상급 자원들이 있지만 8월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과 빡빡한 리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전반기 막판 아쉬운 모습을 다시는 보여주지 않기 위한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9월 설영우 이탈 확정, 풀백 걱정
3선과 마찬가지로 후반기 울산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풀백의 이탈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과 리그 일정이 빼곡하게 겹치는 8월과 9월에는 주전 풀백인 설영우를 항저우 아시안 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와일드로 보내야 한다.
리그 정상급 풀백인 이명재와 김태환 그리고 연령별 대표팀 출신 조현택이 설영우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시즌 17경기를 소화하며 주전 자리를 꿰찬 이명재를 제외하면 이번 시즌 벤치 자원으로 밀린 김태환과 교체로 경기에 투입되며 풀타임 감각이 떨어진 조현택의 존재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설영우는 울산 풀백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인 22경기를 소화하며 좌측과 우측을 가리지 않고 울산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신입생을 영입하지 않은 부분은 3선 문제와 풀백 문제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순탄하게 흘러가던 2023시즌의 울산이 전반기 막판에 들어 첫 위기에 봉착했다. 리그 2연패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후반기 울산, 이들에게 다가온 첫 위기를 잘 해결하고 이번 시즌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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