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내 웹툰 재조명… “홈스쿨링 자신 없어”

권남영 2023. 7. 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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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 고충 이해했어야 했다는 반응 나와
웹툰 작가 주호민(왼쪽). 주호민 아내이자 웹툰 작가인 한수자씨의 웹툰 '우리는 핑퐁가족' 일부 캡처. 뉴시스, 웹진 이음 제공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자신의 9세 아들을 지도한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주호민의 아내 한수자씨가 과거 그린 웹툰이 재조명됐다.

28일 온라인에서는 한씨가 2019년 연재한 웹툰 ‘우리는 핑퐁가족’ 일부가 게재돼 여러 커뮤니티로 퍼지며 이목을 모았다. 해당 에피소드에는 발달장애 아이 ‘한겸’을 기르는 부모가 자녀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호민 아내이자 웹툰 작가인 한수자씨의 웹툰 '우리는 핑퐁가족' 일부 캡처. 웹진 이음 제공


웹툰 4화에서는 한겸이 길에서 일면식 없는 또래 아이 뺨을 갑자기 때려 부모가 사과한다. 한겸의 부모는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어 표현이 서툴다”며 사과하지만 피해 아동의 엄마는 “그런 애를 밖에 데리고 나올 거면 간수를 잘해야지”라며 화를 낸다. 피해 아동은 사과하는 한겸 가족을 쳐다보지 않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다른 곳을 바라본다.

주호민 아내이자 웹툰 작가인 한수자씨의 웹툰 '우리는 핑퐁가족' 일부 캡처. 웹진 이음 제공

상황이 마무리된 뒤 한겸의 아빠는 아내에게 “신경 쓰지 마 여보. 이 정도로 사과하고 설명했는데도 화만 내는 건 우리 잘못 아니야”라며 토닥인다. 이에 아내는 눈물을 터뜨리며 “고마워. 우리라고 해줘서”라고 말한다.

해당 장면은 아이의 행동이 의도적인 폭행이 아니라 장애로 인한 이상 행동이었고, 그래서 즉각 사과했지만 받아주지 않는 상대방의 모습을 통해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자신의 자녀에게 폭행 피해를 본 아이와 그 부모를 마치 ‘악인’처럼 묘사했다고 비판했다.

웹툰 9화의 한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 한겸의 엄마는 “특수학교는 들어가기 하늘의 별 따기다. 사회와 동떨어질까 봐 겁이 난다. 대안학교는 삶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목적이 아름답지만 자유로움이 아이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고 말한다. 홈스쿨링에 대해선 “엄마로서도 매일 실수투성이에 오르락내리락 기복이 심한데 선생님까지 되라니, 나는 자신이 없어요”라고 한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의 교육이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특수교사에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밀고 동의 없는 녹음으로 증거를 수집해 고소까지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발달장애 자녀 케어가 힘든 걸 안다면 그 아이를 돌봐주는 선생님도 힘들다는 걸 이해해야 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웹툰 작가 주호민. 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주호민 부부는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가 자신의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지난해 9월 고소했다. 이런 사실이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맞물려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당시 주호민 아들 B군은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해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되며 통합학급(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이후 주호민 부부는 B군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켜 A씨가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교사를 무리하게 고소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주호민은 26일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경위서에서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했을 뿐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고 현재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은 “평소 A씨는 존경받을 만한 좋은 선생님이다” “수많은 특수교사를 만났지만 A씨 같은 사람은 없다. 기다렸던 설리번 선생님을 드디어 만난 건데 한순간에 뺏겼다”라며 앞다퉈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은 “재판 중인 사안이라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주호민 측 때문에 힘들어한 교사들이 많았다”고 JTBC에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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