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탁월한 주루 능력...공격 선봉장으로 돌아온 이용규

안희수 2023. 7. 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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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의 주루 센스는 여전하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주루 능력이 좋은 주자는 항상 상대 수비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의미의 야구 격언이다. 40대를 앞둔 이용규(37·키움 히어로즈)는 발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규는 지난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재치 있는 주루로 득점을 만들었다. 

키움이 1-4로 지고 있던 5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문동주로부터 우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이용규는 후속 김혜성의 볼넷으로 2루를 밟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로니 도슨의 내야 타구가 나왔을 때 3루로 내달렸다. 

한화 2루수 정은원은 이 타구를 잡았다가 놓쳤다. 다시 잡으려다가 발로 차기도 했다. 이용규는 3루를 지나 이 상황을 보고, 홈 방향으로 몇 걸음 뒤 다가섰다가, 과감하게 쇄도해 득점까지 해냈다. 내야 타구에 2루 주자가 홈까지 밟았다. 

비슷한 장면은 전날(25일) 한화전에서도 있었다. 이용규는 키움이 1-0으로 앞선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를 친 뒤 김혜성과 도슨이 볼넷을 얻어내며 3루를 밟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후속 타자 이원석의 타구가 좌측 파울선 부근으로 향했고, 한화 유격수 이도윤은 불안한 자세로 공을 잡아냈다. 몸의 방향이 홈을 바라보는 쪽이 아닌 3루 쪽 관중석을 향했다. 이용규는 태그업 뒤 홈을 파고들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송구보다 먼저 홈을 터치했다. 판단력과 빠른 발이 돋보였다. 

부상 복귀 뒤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용규. 사진=키움 히어로즈

2004년 데뷔한 이용규는 어느덧 프로 20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 팀 최고참이 됐다. 통산 393도루(26일 기준)를 기록한 한국 야구 대표 '대도'지만, 스피드는 전성기보다 떨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여전히 빼어난 주루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오른쪽 손등 염좌 부상으로 이탈했던 이용규는 23일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원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할 계획이었지만, 간판타자 이정후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긴급 콜업됐다. 

이용규는 복귀 뒤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출전한 3경기, 14타석에 나서 안타 5개를 쳤다. 타율은 0.385. 특유의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 능력으로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다. 

전반기 이용규 대신 1번 타자로 나선 김준완·이형종·임지열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번 타순에서 출루율이 떨어지다 보니 김혜성·이정후 앞에 타점 기회가 적었다. 

이제 이용규가 돌아왔다. 긴 공백에도 나쁘지 않은 타격감과 노련한 주루 능력으로 키움 공격 선봉장을 맡아줄 전망이다. 발목 수술을 받고 장기 이탈하는 이정후 대신 팀 리더 역할도 맡아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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