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K리그v아틀레티코] '극적 결승골' 이순민 "열심히 살다 보니 이런 일도…밝은 곡 나올 것 같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2023년 7월 28일은 이순민에게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을 치른 팀 K리그가 아틀레티코마드리드를 3-2로 격파했다.

전반전은 1-0으로 종료됐다. 아틀레티코가 많은 슈팅을 퍼부었으나 이창근 팀 K리그 골키퍼를 한번 뚫어내는데 그쳤다. 양 팀 모두 선수가 대거 바뀐 후반에는 많은 골이 터졌다. 후반 4분 팀 K리그의 안톤이 프리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40분과 42분 카를로스 마르틴과 팔로세비치가 한 골씩 주고받았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승부가 갈렸다. 경기장 왼쪽에서 기회를 엿보던 헤이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전달했다. 골문을 등지고 패스를 받은 제르소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대기하던 이순민에게 내줬다. 이순민이 곧장 때린 중거리 슈팅이 고미스 골키퍼를 지나쳐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순민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꾸준히 내가 해야할 일 열심히 하면서 살다 보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다.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팀 K리그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마음을 비우니까 감독님께서 뽑아주셨다. 욕심을 내기보다 팀에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선수들이 도와줘서 좋은 장면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득점 장면에 대해 자세히 묻자 "제르소 선수가 공을 '예쁘게' 잘 내줬다. 공이 왔으면 하는 대로 오길래 무조건 논스톱으로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골대 안으로만 차자는 생각으로 슈팅했는데 골키퍼의 시야가 가렸던 것 같다. 골키퍼가 뜨는 모습을 보고 '내 공이 조금 더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득점 직후에는 얼떨떨했다. 많은 팬분들이 환호해 주셔서 그제서야 실감했다"고 회상했다.

이번 골로 워낙 많은 축하를 받아 모두에게 답장을 보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예정이지만, 가장 먼저 보내야 할 사람은 정해져 있다. 이순민은 "아직 정확히 확인해 보진 않았는데 알림이 많이 왔더라. 답장을 할 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한 뒤 "이정효 감독님의 메시지 알림도 있다. 그걸 1번으로 확인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순민은 축구 선수면서 동시에 래퍼로도 활동 중이다. 지난해 K리그 대상 시상식 축하 무대에 나서기도 했다. 오늘 경기에서 받은 영감이 곡으로 어떻게 표현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이순민은 "밝은 곡이 나올 것 같다. 후련한 느낌, 마음에 있는 응어리들을 뱉어내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많은 분들이 편하고 재밌게 들으실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