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독점 구조 끝나나…변화하는 로드숍

안세진 2023. 7.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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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서울 강남·명동·홍대 등을 주름잡았던 중저가 뷰티 브랜드들의 로드숍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화장품을 주로 판매하는 로드숍은 2000년대 뷰티업계를 선도했다"며 "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줄고 화장품에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시장이 침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은 올리브영의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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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가맹점 철수 계획…멀티숍 변환 추진
2017년부터 로드숍 시장 침체…올리브영 독점 구조
“소비자 입장에서 독점 체제 좋지 않아…경쟁 필요”
쿠키뉴스 자료사진

2000년대 초반 서울 강남·명동·홍대 등을 주름잡았던 중저가 뷰티 브랜드들의 로드숍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화장품 고급화 바람,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코로나 시기 외출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시기 CJ올리브영 같은 멀티브랜드숍, 일명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대세로 자리 잡아갔다. 

기존 로드숍을 운영했던 기업들은 최근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숍 체제 변환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리브영 독점 체제였던 시장이 새로운 경쟁체제로 변화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도 가맹사업 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의 경우 가맹점 수가 2018년 3407개에서 2021년 1588개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도 2018년 연간 4억3000만원에서 2021년 연간 2억원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로드숍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더페이스샵·네이처컬렉션 등 LG생활건강 제품만으로 채워진 가맹점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이미 한 차례 대표 로드숍들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경쟁사였던 GS리테일이 운영한 랄라블라는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H&B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롯데쇼핑이 전개한 롭스도 100여개에 이르던 가두점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는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의 12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로드숍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화장품을 주로 판매하는 로드숍은 2000년대 뷰티업계를 선도했다”며 “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줄고 화장품에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시장이 침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2020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소비자들이 외출을 줄이고 마스크를 쓰면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며 “이 시기에 오프라인 매장은 줄고 온라인 시장이 커지는 이커머스 바람이 새롭게 일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은 올리브영의 시대가 열렸다. 올리브영은 시장의 71.3%(올해 1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오프라인은 물론 최근 온라인 사업까지 강화해 나가며 독점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입점 업체들을 상대로 갑질 문제도 한 차례씩 발생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올리브영이) 중소 뷰티업체의 이커머스 입점을 방해한다”며 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다만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사진=안세진 기자

일부 업계에선 올리브영과 같은 편집숍 형태로 로드숍 사업의 타개책을 찾고 있다. 

최근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등 406개의 오프라인 가맹점 계약 구조를 ‘가맹 계약’에서 ‘물품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물품 공급 계약은 가맹 계약보다 경영주들이 보다 독립적인 사업자 지위에서 판매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계약 구조를 변경하면 해당 가맹점은 LG생활건강 화장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화장품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숍 형태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 내 경쟁이 살아있을수록 이익이 보장될 가능성이크고 소비자 선호도가 반영돼서 상품들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자 입장에서도 독과점 체제는 궁극적으로 좋지 않다. 경쟁이 있어야 발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온라인화가 되어가는 현 상황에서는 독과점화 될 가능성 더 큰 만큼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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