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멕시코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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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강이 있습니다. 심한 가뭄에도 무너지지 않고 큰 홍수에도 넘치지 않습니다. 둑과 바닥은 차가운 물이고 흐름은 따뜻한 물입니다. 세상에 이런 장엄한 물의 흐름은 없습니다." '현대 해양학의 아버지' 또는 '바다의 패스파인더'로 불리는 매튜 모리가 1855년 저서 '해양의 자연 지리학'에서 걸프스트림을 묘사한 글이다.
그중 한 갈래가 멕시코만에서 솟아올라 적도의 더운 물을 밀어낸다.
바닷물 온도가 점점 높아지는 멕시코만 인근 국가들은 더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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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강이 있습니다. 심한 가뭄에도 무너지지 않고 큰 홍수에도 넘치지 않습니다. 둑과 바닥은 차가운 물이고 흐름은 따뜻한 물입니다. 세상에 이런 장엄한 물의 흐름은 없습니다.” ‘현대 해양학의 아버지’ 또는 ‘바다의 패스파인더’로 불리는 매튜 모리가 1855년 저서 ‘해양의 자연 지리학’에서 걸프스트림을 묘사한 글이다. 미국 해군 장교이자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모리는 시편 8편을 읽고 영감을 얻어 바닷길을 찾아나섰다. 이후 19년 동안 해군 수로국에서 해도(海圖) 감독관으로 일하며 각국의 배에서 보낸 관측 자료를 취합해 해류의 정확한 위치, 방향, 속도를 확인했다. 우리말로 멕시코난류 또는 멕시코만류라고 하는 걸프스트림은 그가 1850년대 학계에 보고한 대표적인 대서양 해류다.
모리는 “걸프스트림의 입은 북극해에 있다”고 했다. 시적인 표현인데 과학적으로도 정확한 말이다. 바닷물은 온도가 낮을수록, 염도가 높을수록 밀도가 높아진다.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 해역에서는 빙하가 생성되고 남은 염분이 밀도를 높여 바닷물이 무거워진다. 이 물은 해저 4000m까지 가라앉은 뒤 서서히 적도를 향해 이동하는데 폭이 100㎞에 달한다. ‘장엄한 바다의 강’이 바로 이것이다. 그중 한 갈래가 멕시코만에서 솟아올라 적도의 더운 물을 밀어낸다. 대서양자오선역전해류(AMOC)라는 전 지구적 순환은 이렇게 이뤄진다.
최근 빙하가 녹으면서 이 순환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북극해로 빙하 녹은 물이 쏟아져 AMOC 속도가 눈에 띄게 둔해졌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북위 59도에 있지만 멕시코난류 덕에 겨울철 평균기온이 서울과 비슷하다. 난류의 혜택을 받아 문명을 발전시킨 서유럽 각국에 비상이 걸린 건 당연하다. 바닷물 온도가 점점 높아지는 멕시코만 인근 국가들은 더 큰일이다. 며칠 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앞 바닷물이 38.4도까지 올랐다. 허리케인은 수온이 높을수록 힘이 세지니 전전긍긍이다. 멀리 있던 기후변화가 우리 앞에 바짝 다가왔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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