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은 지루하고 어렵다? 생동감 있고 매혹적인 ‘구약 읽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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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통독에 실패하는 대부분 원인은 구약이다.
여행 출발 전 공항 이동수단과 맛집 탐색, 어린이 쓰다듬기 금지 등 문화적 요소를 익히는 것처럼 구약도 천동설 우주관, 중매결혼, 채무 노예, 잉태를 관장하는 하나님 등에 대한 이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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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통독에 실패하는 대부분 원인은 구약이다. 천지창조로 시작하는 창세기와 압제에서 해방으로 이끄는 출애굽기 말씀을 잘 읽다가도 발음하기 힘든 이름의 길고 긴 족보, 인구 조사 명단, 성막을 세우는 법에 관한 명령,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나라들의 결코 만나 본 적 없는 백성들에 대한 심판과 신탁을 읽을 때 지루할 수밖에 없다.
레위기에 나오는 다양한 피부병 진단과 치료는 오늘날 현대 의학에선 무의미해 보인다. 제비뽑기, 베옷 입기, 동물을 제물로 바치기, 성전 건축 등은 이질적이고 낯설다. 사사기의 전쟁과 학살, 레위인 첩의 윤간과 사지절단 이야기도 등장한다. 구약 읽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구약 중에서도 시편만 택해 신약과 편집한 성경을 내놓기도 한다.
저자 에릭 사이버트 미국 메사이아대 구약학 교수는 구약을 좀 더 생동감 있게 만나보자고 제안한다. 구약은 신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지만, 그 자체로도 유익하고 매혹적이며 담대한 믿음의 본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불타는 떨기나무 앞의 모세를 떠올리며 그가 이집트 사람을 살해하고도 하나님께 부름을 받은 일을 통해 과거에 실패했다고 해서 미래에 섬길 자격이 박탈되지 않음을 역설한다. 모세가 광야에서 양 떼를 돌보다 부르심을 받은 것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은 일상에서 시작됨을 발견한다. 만나 이야기를 통해선 주기도문 속 일용할 양식의 의미, 하나님을 신뢰하는 경제생활을 떠올릴 수 있다.
저자는 구약이 내러티브, 시, 찬송, 예언 문학, 지혜 문학, 묵시 문학 등 폭넓은 장르를 포괄한다고 밝힌다. 방대한 신학적 다양성을 보여주며, 하나님과 함께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삶에 관한 지혜가 담겼다고 말한다.
다만 구약 읽기는 해외여행과 비슷해 일종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한다. 여행 출발 전 공항 이동수단과 맛집 탐색, 어린이 쓰다듬기 금지 등 문화적 요소를 익히는 것처럼 구약도 천동설 우주관, 중매결혼, 채무 노예, 잉태를 관장하는 하나님 등에 대한 이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저자는 “구약을 펼치면 당신은 시간상 과거로 여행할 뿐만 아니라 문화를 넘어서도 여행을 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고상섭 그사랑교회 목사는 “성경 몇 개월 만에 관통하기 등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구약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느리지만 확실한 길을 제시한다”며 “소득 없이 소개팅만 하던 사람이 진정 결혼할 상대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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