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여성 총대 간담회’ 교회 여성들이 겪는 고충 들어보니… “장로 21명 중 여성은 1명… 총대는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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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이순창 목사)이 오는 9월 개최하는 교단 총회에 여성 총회대의원(총대) 41명이 참석한다.
예장통합이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여성 총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겪은 고충을 나누고 '여성 할당제' 등 여성 지도력 확대를 총회에 요청했다.
현재 예장통합은 여성 목사 안수와 여성 총대가 모두 가능하지만 예장합동(총회장 권순웅 목사)을 비롯한 다른 교단은 여성 목사·장로조차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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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1명으로 역대 최대 숫자에도
전체 총대의 2.73%에 불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이순창 목사)이 오는 9월 개최하는 교단 총회에 여성 총회대의원(총대) 41명이 참석한다. 1997년 첫 여성 총대가 탄생한 이후 역대 최대 숫자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총대(1500명)의 2.73%에 불과하다.
예장통합이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여성 총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겪은 고충을 나누고 ‘여성 할당제’ 등 여성 지도력 확대를 총회에 요청했다.
총대는 노회를 대표해 총회에 참석하고 교단의 정책과 방향을 정한다. 여성 총대는 여성이라는 편견을 뚫고 노회에서 투표를 통해 총대가 된 이들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여성이 총대가 되려면 먼저 담임목사 혹은 기관목사가 되거나 장로 직분을 받아야 하는데 여성 목사의 경우 교회와 기관에서 청빙받기가 남성보다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장로 역시 남자 안수집사들과 경쟁해 장립받는 절차부터 고난의 연속이다.
이준연(64) 고평교회 목사는 노회 안에서 겪은 여성 차별을 고백했다. 노회에 전입한 지 2~3년 되면 보통 시찰회 위원이나 임원 등의 역할을 맡지만 그는 전입 후 한참이 지나도록 위원도 맡지 못했다. 총대가 되려면 노회에서 먼저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데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이 목사는 “나보다 뒤늦게 들어온 남자 목사가 먼저 위원이 됐다. 나는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위원이 되지 못했다”며 “당시 시찰회에 ‘나는 여자로 온 게 아니라 목사로 왔다’고 이야기했더니 오히려 야유를 받았다. 추후 시찰장이 다른 노회로 가면서 공석이 생겨 목사 안수를 받은 지 11년 만에 시찰장이 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미순(67) 제주영락교회 장로는 교회 21명 장로 중 유일한 여성이다. 그가 9년 전 장로가 된 이후 지금까지 3차례 교회에서 장로 선거가 있었지만 여성 장로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는 “남성 안수집사들이 순서대로 자연스럽게 장로가 되는데 반해 여성은 장로 장립에 요구하는 경력이나 수준이 남성보다 높다”며 “당시 나도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사역을 하고 있었으니 장로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성 장로에 대한 시각과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통합은 2017년 총회에서 ‘모든 노회가 여성 총대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할 것’을 결의했지만 법제화되지 못하고 권고사항에 그쳤다. 이 때문에 올해도 69개 노회 중 33개 노회만 여성 총대를 파송했다. 한영숙(60) 하늘비전교회 목사는 “우리 노회에서 올해 처음 여성 총대가 나왔다. 총대 18명 중 내가 유일한 여성인데 그나마 인식이 바뀌어 표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총대가 늘어나려면 여성 목사와 장로들이 먼저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재숙(66) 비전영락교회 목사는 “여성이라서 무조건 총대로 세워줘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능력을 갖춘 여성이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총회 차원에서 젊고 똑똑한 여성을 교육하고 이들이 교단에 헌신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예장통합은 여성 목사 안수와 여성 총대가 모두 가능하지만 예장합동(총회장 권순웅 목사)을 비롯한 다른 교단은 여성 목사·장로조차 없는 상황이다. 예장통합은 올해 총회에 ‘여성 총대 10% 의무 할당’을 청원하는 등 한국교회에 양성평등 분위기를 확산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순창 총회장은 “여성 총대 비율을 점차 높여가면서 우수한 리더십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에 더욱 열심을 낼 것”이라며 “우수한 여성을 통해 한국교회가 바로 서고 발전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미 김동규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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