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메오네 꺾은 홍명보 감독 “전·후반 선수 교체는 의도된 것…승리로 끝나 기뻐” [IS 상암]
김우중 2023. 7. 28. 00:05
팀 K리그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꺾었다.
팀 K리그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맞대결에서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팀 K리그는 전반전 토마르 르마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연이어 유효 슈팅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특히 아틀레티코의 앙투안 그리즈만, 알바로 모라타, 로드리고 데 파울 등 유럽 스타들의 존재감이 눈부셨다. 하지만 팀 K리그에는 이창근이 있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창근은 전반전 놀라운 선방쇼를 선보이며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팀 K리그는 후반전 교체 투입된 외국인 선수들의 대활약에 힘입어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4분 만에 안톤이 세징야의 프리킥을 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는 주도권을 잡으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비록 후반 40분 카를로스 마틴에게 골을 내줬으나, 직후 제르소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팔로세비치가 가볍게 성공시키며 다시 한번 균형을 맞췄다.
팽팽한 승부의 주인공은 이순민(광주FC)이었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3분경 제르소의 패스를 박스 밖 감아차기로 연결, 아틀레티코의 골망을 흔들었다. 팀 K리그의 대역전극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이순민은 동료들과 ‘빅맨’ 세리머니를 펼치며 환호했다.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홍명보 감독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승리를 거둬 아주 기쁘다”며 웃었다.
이날 팀 K리그는 전반전엔 국내 선수 위주, 후반전엔 외국인 선수 위주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 부분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훈련을 1시간 정도 했지만, 원하는 경기력을 가져오기 힘들었다. 제일 중요하다고 본 건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선수들을 잘 배치할 수도 있었겠지만, 더 나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임의로 출전 시간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특히 “후반전엔 상대가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나갈 거라 봤다. 반면 우리는 후반전에 경험 많은 선수를 대기시켰다. 결과적으로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용병술’이 적중한 셈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경기 뒤 시메오네 감독과 악수를 하지 못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종료와 함께 경기장을 떠났다. 이에 대해 취재진이 묻자 홍명보 감독은 “특별히 아쉬운 건 없다”고 단호히 답했다.
시메오네 감독과의 승부에 대해선 “전반전에는 확실히 수준 차이를 느꼈다. 전술적으로 아주 완성된 팀이라고 봤다”고 평했다.
끝으로 배준호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시메오네 감독이 배준호의 플레이에 대해 ‘인상 깊었다’고 말한 탓이다. 그런데 두 사령탑의 평가는 달랐다. 홍명보 감독은 “오늘 그렇게 썩..”이라면서 “오늘은 아무래도 위축된 모습이 있었다”고 냉정한 평가를 했다.
▲ 다음은 홍명보 팀 K리그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많은 관중 앞에서 우리 선수들이 승리를 거둬서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K리그 팬들 많이 와주셨다. 그분들에게 마지막까지 역전할 수 있는 골을 넣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고마움을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 물론 전반전 상대하고 역량 차이가 있었지만, 이창근 선수의 선방으로 1실점 으로 마친 것이 후반전의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후반전에 우리는 경험있는 선수들이 나가면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 전반전엔 국내 선수들, 후반전엔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투입됐다. 그 의도는 무엇인지. 국내외 선수들의 수훈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훈련을 1시간 정도 했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가져오기 힘들었다. 결국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물론 각 포지션마다 한국인 선수, 외국인 선수 잘 배치할 수도 있었겠지만,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출전 시간을 임의로 분배했다. 그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었다. 오늘 경기, 많은 선수들이 잘 해줬다. 특히 이창근은 몇 개의 득점상황을 다 막아내지 않았나. 굉장히 좋은 활약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준 모습이 보기좋았다.
- 후반전 설영우의 풀타임, 의도된 부분인가? 후반에는 중앙 수비수로도 나섰는데
경기 직전에 티모가 빠지면서 결과적으로 수비 한 명 공백이 생겼다. 티모의 포지션이 중앙 수비였기 때문에, 정태욱과 다른 선수들을 변칙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설영우가 전술적으로 잘 커버했다고 본다.
- 하프타임 때 선수단에 전달한 특별한 메시지가 있었나
일단은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다른 플레이적인 측면에서 경기를 하면서 조금씩 적응을 해나갔다. 일단 세트피스 플레이에 대해 집중하라고 했다. 실점 장면도 그랬지만, 전체적으로 세트피스 준비할 시간이 좀 모자랐다. 그래서 더 잘 커버해달라고 요구했다. 일단은 후반전 충분히 득점할 수 있으니 더 침착하게, 플레이하자고 요구했다.
- 전력분석관까지 하면서 진지하게 준비한 부분이 있다. 코치진과 무슨 얘기했는지
전체적으로 상대의 플레이스타일, 이미지적으로 알고 들어가려고 했다. 더 중요한 건 선수들한테 합리적으로, 가능한 것들을 하자고 얘기를 나눴다. 감독으로서, "아틀레티코를 이기자" 이런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할수 있는 것, "최선을 다하자"고 하는건 충분히 가능하지 않는가. 그런 모습에 대해 한국 선수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과 얘기를 나눴다. 결과적으로 그런 모습 덕분에 마지막에 승리할 수 있던게 아닐까.
- 시메오네 감독 축구, 직접 경험해보니 어떤 느낌이었나
우리하고는 수준 차이가 느껴졌다. 특히 전반전에. 전술적으로 아주 잘 갖춰져 있는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 역전골 터진 뒤 관중석에서 잘가세요 노래가 나왔다
여기가 울산인 줄 알았다. 팬들의 응원이 아주 좋았다. 승리를 해서 좋은것도 있지만, 마지막 그 멘트가 나와 더더욱 기뻤다
- 시메오네 감독이 판정에 대해 경기중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친선경기인데 뭐 판정에 대한 불만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 경기 끝나고 시메오네 감독이 악수 못한거 같은데
특별히 아쉬운 건 없다.
- 팀 K리그로 승리한 느낌은, 국가대표팀 승리랑 비교한다면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겼다는게 기쁘고 좋다. 세계적인 팀들이 아시아에 와서 프리시즌 준비할 때, 우리가 보통 올스타전이라고 설렁설렁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나는 그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직접 선수들에게 강하게 요구할 순 없었지만, 어느정도 선을 긋고 노력을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시메오네 감독이 배준호를 언급했는데
오늘 그렇게 썩... 부담되는 모습이 있었던거 같다. 그래도 그 선수가 가진 장점을, 지난 대회를 통해 모두가 알수 있지 않았는가.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위축된 모습이 보인 건 사실이다.
상암=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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