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시간 역전골, AT마드리드 꺾었다
스페인 프로축구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팀 K리그(K리그 올스타)’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골키퍼 이창근(30·대전)이 선방 쇼를 펼쳤고, 축구선수 겸 래퍼 이순민(29·광주)이 극장 골을 터뜨렸다.
팀 K리그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 경기에서 AT 마드리드를 3-2로 꺾었다. 스페인 라리가를 11차례 제패한 AT 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3대장’이라 불린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선발로 앙투안 그리에즈만, 알바로 모라타, 코케, 로드리고 데 폴 등 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유니폼 뒷면에는 선수명을 ‘코케’, ‘모라타’ 등등 한글로 새겼다. 형식은 친선 경기였지만, 전반에 라리가 개막전을 치르듯 전력을 다했다.
전반 13분 AT 마드리드 역습 찬스에서 그리에즈만의 슛이 골키퍼 이창근 맞고 흐르자 토마 르마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20분 모라타의 헤더는 크로스바를, 4분 뒤 그리에즈만의 슈팅은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전반에 AT 마드리드는 유효 슈팅에서 7대0으로 크게 앞섰다.
AT 마드리드는 탈압박 후 순식간에 전개되는 빠른 역습, 공간을 허무는 패스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어냈다. 2019년 유벤투스(이탈리아) 방한 경기 때 끝까지 벤치만 달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달리, 그리에즈만은 코너킥을 차러 갈 때 관중석의 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열정적인 시메오네 감독은 찬스가 무산되면 무릎을 꿇고 아쉬워했다. 섭씨 30도에 습도 75%가 넘는 폭염에도 경기장을 찾은 5만8903명 팬들은 열정 축구의 진수를 만끽했다.
전반을 국내 선수로만 채웠던 홍명보 팀 K리그 감독은 후반에 팬 투표 1위에 오른 세징야(대구) 등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AT 마드리드 또한 전반이 끝난 뒤 그리에즈만 등 주축 멤버를 모두 바꿨다.
후반 5분 세징야의 프리킥을 백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1-1 동점을 만든 안톤(대전)은 폴짝폴짝 뛰는 ‘관제탑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39분 AT 마드리드 카를로스 마르틴이 2-1을 만들자, 팀 K리그 팔로세비치(서울)가 후반 42분 페널티킥으로 2-2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3분 이순민이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축구선수 겸 래퍼 Wero(위로)로 활동 중인 이순민은 결승 골과 함께 ‘랩을 제일 잘하는 축구선수이자 , 축구를 제일 잘하는 래퍼’라는 평가를 입증했다.
지난해 7월 팀 K리그-잉글랜드 토트넘의 친선 경기(3-6 패)에서 맹활약했던 양현준과 조규성은 올여름 각각 셀틱(스코틀랜드)과 미트윌란(덴마크)로 이적했다. 유럽 진출을 꿈꾸는 나상호, 백승호(전북), 이승우 등에겐 ‘쇼케이스’ 같은 무대였다.
경기 후 ‘팀 K리그에서 인상적이 선수’를 묻는 질문에 시메오네 감독은 “전반에 33번이 수비 라인 사이에서 뛰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33번은 올해 20세 이하 월드컵 4강을 이끈 주역인 대전의 배준호(20)다.
팀 K리그는 급조된 팀이라 세트피스 수비가 불안했는데, 전반에 골키퍼 이창근이 데 폴의 중거리 슈팅을 몸을 던져 막는 등 ‘미친 선방쇼’를 펼쳐 1실점으로 막았다. AT 마드리드 팬들은 소셜 미디어에 “한국 골키퍼를 영입해”란 글을 남겼다. 선제 골을 넣은 르마 역시 “(이창근) 골키퍼가 선방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리에즈만은 경기 후 인상적인 K리그 선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전반에 왼쪽 측면에서 뛴 선수”를 언급했는데, 이승우 또는 배준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엘링 홀란을 비롯한 맨체스터시티 선수들은 이날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입국했다. 맨시티는 3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T 마드리드와 프리시즌 경기를 치른다.
박린·피주영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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