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차 초유의 2%P…외국인 투자 되레 늘어나는 중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사상 처음 2%포인트로 벌어졌다. 금리 차는 달러 대비 원화가치를 약세로 만들어,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차가 반드시 자본 유출로 이어지진 않는다”면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7일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 시기는 총 4차례 있었다. 통상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으면 달러 가치가 원화보다 더 올라, 달러 자산으로 투자가 쏠린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외국인의 국내 투자금은 4차례 한·미 금리 역전 시기에 줄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 특히 금리 역전 두 번째(2005년 8월~2007년 9월)와 세 번째(2018년 3월~2020년 2월) 시기에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채권시장엔 자금이 들어와 전체 투자금은 증가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외국인 투자가 복합적 요인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와 세 번째 시기에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도 금리 차보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중 통상 갈등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양국 기준금리 차가 최대로 벌어진 최근(2022년 7월~현재)에는 주식·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증가했다.
난관은 금리 차보다 오히려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있다.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9% 상승하는 데 그쳐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다. 기준금리 격차가 과거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당장 금융 불안이 없더라도, 경험하지 못한 금리 차가 장기간 유지되면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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