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제명안' 심의 시작…국민의힘, 김홍걸 놓고 고심
8월 본회의 상정 목표…필요시 김남국 참석도
野 "與 코인 의원과 형평성 맞춰야" 주장 분출
與 "물타기 그만…김홍걸 의원도 들여다봐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가 코인 논란을 일으켜 윤리심사자문위원회로부터 '제명'을 권고받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징계안 심사에 돌입했다. 징계안 심사를 1소위원회에 배정한 윤리특위는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징계안을 상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추가로 코인을 거래한 사실이 밝혀진 여당 의원들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징계안 처리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 윤리특위는 27일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김 의원 징계안에 대한 심사를 개시했다. 이날 회의는 앞서 김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권고한 윤리자문위의 권고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리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견을 보인 끝에 이번 안건을 제1소위에 배정하기로 했다. 국회 활동과 관련한 징계 건을 다루는 1소위원장은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다. 2소위는 기타 사유에 의한 징계안이나 수사·재판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변재일 윤리특위 위원장은 "1소위원장인 이양수 의원이 코인을 일부 소지해 비난이 있지만 국회법상 제척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2소위로 넘어가서 FIU(금융정보분석원) 제보에 의해 수사 중 사건이 처리되면 수사·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종 처리가 지연될 우려가 있고 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윤리특위는 이날 회의에서 김 의원의 자료제출을 문제 삼았다. 앞서 윤리자문위도 김 의원이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윤리특위는 향후 김 의원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필요시 김 의원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소명 절차도 가질 계획이다. 윤리특위는 앞선 자문위 심사와 같이 김 의원이 자료제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그 행위 자체가 징계수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리특위 야당 간사를 맡은 송기헌 의원은 "불필요한 시간 지연을 피하기 위해 이미 확보한 자료를 속히 소위로 보내 심사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특위에서 김 의원에 자료제출을 요구해 가능한 빨리 심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간사인이자 1소위원장인 이양수 의원은 "자문위에서 제명으로 의결을 올려 특위에서 제명으로 바로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자료를 추가적으로 요구해 소위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했다"며 "자문위에 자료제출, 답변을 성실히 하지 않아 제명 결정에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위에서도 성실히 임하지 않으면 중하고 엄한 처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징계안 논의가 김 의원 때문에 늦어질 것이란 우려만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당이 코인 투자를 자진 신고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윤리특위에 제소함과 동시에 형평성 있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최근 코인 투자를 둘러싼 논란이 다른 여야 의원들로 번질 조짐이 보이면서 윤리특위 논의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윤리특위 회의에 참석한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권영세 장관 등도 김남국 의원과 똑같은 잣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윤리특위에서 반드시 천명돼야 한다"며 "이런 차원의 결의가 이뤄지도록 국민의힘과 위원장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물타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은 "윤리특위 관계자가 언론과의 통화에서 (다른 의원들에 대한) 추가 제소가 들어오면 김남국 의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병합 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보도가 나왔다"며 "김남국 '물타기'를 언론기관에 기정사실화한 것과 마찬가지다. 위원장은 발언자를 찾아내 적절한 조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여당 일각에선 거액을 코인에 투자한 김홍걸 민주당 의원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앞서 김 의원은 윤리자문위가 언급한 코인 투자 국회의원 11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총 투자 금액(10억원)과 투자횟수(100회)가 제재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상속받으면서 내야 했던 상속세 때문에 코인 투자에 나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바 있다.
또 김 의원은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코인원 지갑에 총 2억5460만원의 원화를 입금해 1억236만원이 남은 가상자산 거래 내역과 잔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내역을 공개하며 김 의원은 권 장관을 비롯한 국회의원·고위 공직자들도 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코인 거래와 관련해 이해충돌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냈지만, 일방적인 주장일 뿐 당 차원에서의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홍걸 의원이 내역을 공개했고, 당에서도 우선 자문위의 행동을 문제 삼고 있는 만큼 윤리특위 제소에 까지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여당 의원들을 물고 늘어지면서 김남국 의원 징계안까지 지연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공개된 자료들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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