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 뛰어넘을까? 아직 먼 얘기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7. 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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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교수가 알려주는 ‘AI 궁금증’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국내 대표 AI 전문가로 꼽힌다.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김 교수는 1973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다.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를 취득한 후 미국 휴즈연구소에서 AI를 연구했다.

1985년부터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AI 연구실을 이끌며 지금까지 수많은 인재를 양성했다. 반세기 가까이 AI 연구에 매진해온 김 교수를 만나 AI 산업의 현주소와 전망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AI가 고도화될수록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A. AI는 양날의 검이다. 단순히 보면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없애고 범죄도 증가시키는 등 인간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AI를 잘 활용하면 인류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AI가 나쁜 사람 손에 들어가서 악용되는 상황이다. AI를 좋은 목적으로 쓰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며,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일이다.

Q. AI의 약점은 무엇인가.

A. 가장 큰 약점은 응용력이다. 사람처럼 한번 배운 것을 일반화해 여러 가지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사람처럼 뭐든 잘하는 범용 AI를 연구하고 있지만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당분간은 사람과 AI가 한 팀으로 일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사람이 잘하는 분야는 사람이 챙기고, AI가 잘하는 분야는 AI에 시키는 방식이 바람직한 상생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AI가 가져올 긍정적인 영향은.

A. AI는 자동화를 더욱 고도화하고 생산성을 높여 인간에게 부(富)를 가져다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개인적·국가적 문제는 물론 지구 온난화와 식량난 같은 전 인류적인 문제도 AI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첨단 기술로 창출된 부와 가치를 일부 사람이 독점하는 경향이 있다. AI로 인류 문제를 해결하고, 창출된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Q. AI 규제에 대해 찬반이 갈리는데.

A. 기술에 문제가 있다고 그 기술을 배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연구를 통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극복하고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이런 과정을 통해 문명을 이뤄냈다. 현재 AI가 지닌 여러 약점은 곧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AI 연구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설익은 AI를 현장에 배치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검증과 규제가 선행돼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AI 방법론에 대한 연구와 알려진 기술을 잘 사용하기 위한 연구는 더욱 촉진할 필요가 있다.

Q. 결국 AI가 지배하는 세상이 올까.

A. AI는 사람이 만든 도구다. 우리가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인간이 결정해야 한다. 이런 결정의 주도권을 놓쳐 AI가 인류 운명을 결정하도록 놔두면 안 된다. AI를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굳이 손익을 따지자면 AI가 인간에게 무조건 이득이라는 주장보다 AI의 능력과 한계를 자세히 파악하고 활용하면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말이 합리적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9호 (2023.07.26~2023.08.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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