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사건, 동료 특수교사 증언도 나와
웹툰 작가 주호민씨(41)가 자신의 아들이 학교에서 학대당했다며 특수교사를 신고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피소된 특수교사의 동료 교사가 직접 나서 그간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경위를 밝혔다.
26일 현직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는 '용인시 특수교사 아동학대 신고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A씨는 "(주씨의 아들 B군이) 1학기에 이미 통합학급 여아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뺨 때리기, 머리 뒤로 젖히기, 신체 접촉 등 문제 행동을 해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했다"며 "2학기 초 수업 도중 통합학급 여자아이에게 속옷까지 훌러덩 내려 보여주는 행동을 해서 피해 학생 어머니가 B군과 분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B군은 평소 피해 학생을 때리는 일이 잦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학급 교사는 코로나19 확진으로 공가 중이어서 특수교사 C씨가 협의회 절차를 다 처리했다"면서 "우선 (B군은) 특수반에서 전일제 수업하면서 성교육을 받은 후 통합학급에 가기로 결론내렸다. 이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주씨 아내가 아이 편에 녹음기를 넣어보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주씨에게 피소된 특수교사 C씨는 받아쓰기 지도 중 '고약하다'라는 단어가 나오자 B군에게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것은 고약한 일이야. 그래서 네가 지금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지 못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또 B군이 반복해서 교실 밖으로 나가자 특수교사는 교실 문을 막고 "공부 시간에는 나갈 수 없어. 너 지금은 (통합학급) 교실에 못 가"라고 지도했다.
이 같은 녹취 내용을 들은 주씨 측은 지난해 9월 C씨를 정서적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C 씨는 현재 직위해제 된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또 A씨는 신고 이후 주씨 측의 행보도 전했다. A씨는 "(B군이) 올해도 녹음기를 지니고 등교한 날이 있다고 한다. 주씨 아내는 유휴 교실이 없는 초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증설해달라고 ○○시교육청, ○○도교육청을 들쑤시고 다니더니 어느 날 갑자기 모든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서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2학기에 서울로 전학 간다고 했다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과 관련한 이야기도 알렸다. A씨는 "재판 중 녹취내용을 듣는데 '어? 이걸 가지고?'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검사는 '수업 도중 왜 짜증 섞인 말을 하고 한숨을 쉬었냐?'고 물어 C씨가 '제가 더 참아야 했는데 평정심을 잃었다'고 답해 협의가 인정됐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B군의 담임을 맡은 교사는 '특수선생님 정말 존경할 만한 분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면서 "8월 말에 있을 3차 공판에서 C씨가 부디 무죄 판결을 받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교사 모두가 처할 수 있는 상황과 고통"이라면서 동료 교사들에게 탄원서 제출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씨 "특수교사 부적절 언행…재판 결과 기다려달라"
한편 주씨는 특수교사 고소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26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주씨는 녹음기를 넣어 보낸 사정에 대해 "초등학교 2학년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고, 특수학급에는 장애아동만 수업을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저희 아이의 돌발행동이 발생한 것은 저희가 신고한 특수교사의 수업 시간이 아닌 다른 일반교사의 수업 시간이었다. 그리고 특수교사의 행위는 해당 사건 일주일 후에 발생했다"며 "본인의 수업 시간 중에 발생한 일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했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우선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다"며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사법기관 수사 결과에 따라 교사 교체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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