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실험 '731부대' 즐길거리 삼았다…'울산 납량축제' 충격
오는 8월 개최 예정인 ‘태화강대숲납량축제’에서 일제 강점기 당시 생체 실험을 벌인 ‘731부대’ 프로그램이 포함돼 논란이 불거졌다. 주최 측은 해당 프로그램을 제외하기로 하고 사과했다.
울산연극협회는 27일 홈페이지에 “가벼운 소재가 아님에도 호러 트래킹 코스 중 공포 체험에 731부대와 관련해 업체와 코스로 지정한 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충격과 분노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코스는 수정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오는 8월 11~14일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열리는 축제 프로그램에 일제 생체 실험 부대인 ‘731부대’ 관련 내용을 포함한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협회가 공지한 내용을 보면 축제의 ‘호러 트래킹 코스’에 해당 프로그램이 있었고, 아래에는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체실험 및 세균실험과 약물실험 등이 이루어짐”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네티즌들은 “주최측 관계자들의 역사의식이 부족하다” “놀이동산 공포의 집 이름을 아우슈비츠(나치 독일이 유태인 등을 학살하기 위해 만들었던 강제 수용소)라고 짓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등 비판했고, 이런 지적은 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쇄도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이에 대해 “731부대는 중국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등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라면서 “이러한 역사적 큰 아픔을 호러 체험으로 축제에 삽입했다는 자체가 정말로 어이가 없다. 홍보 파일을 보면 주최 측이 731부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더 이상 지역 축제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주최 측은 절대로 업체 핑계대지 마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큰 주의를 기울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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