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페인트로 뒤덮인 英 찰스3세 초상화…환경단체 "석유·가스 개발 거부해야"

허미담 2023. 7.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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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활동가 2명이 스코틀랜드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항의하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상화에 페인트칠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환경단체 '디스 이즈 리그드(This Is Rigged)' 소속 활동가 2명은 이날 오후 3시께 에든버러 국립 초상화미술관에서 찰스 3세 초상화 위에 분홍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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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찰스 3세 초상화에 페인트칠
미술관 측 "작품 손상되진 않았다"

기후활동가 2명이 스코틀랜드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항의하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상화에 페인트칠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환경단체 '디스 이즈 리그드(This Is Rigged)' 소속 활동가 2명은 이날 오후 3시께 에든버러 국립 초상화미술관에서 찰스 3세 초상화 위에 분홍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렸다. 다행히 작품에는 보호 유리막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찰스 3세 영국 국왕 초상화에 페인트를 칠한 기후 활동가들. [이미지출처=디스이즈리그드 인스타그램]

이들은 그림 왼편 상단에 '백성이 영주보다 더 강하다(The people are mightier than a lord)'는 글귀를 남겼으며, 찰스 3세의 상체 부분에도 분홍색 페인트를 칠했다. 이후 이들은 초상화 아래에 앉아 접착제로 자신들의 손바닥을 바닥에 붙이기도 했다.

이들이 적은 글귀는 과거 토지 소유자에 의해 조상의 땅에서 강제로 쫓겨난 소작농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운동을 벌인 '하일랜드 토지 연맹'(Highland Land League)이 썼던 구호에서 유래한다.

이 단체 역시 글귀에 대해 "188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토지 점령 등 행동으로 소작농 권리 운동을 벌인 '하일랜드 토지 연맹'이 썼던 구호"라고 설명했다.

시위에 참여한 벤 테일러(28)는 트위터를 통해 "왜 스코틀랜드 정부는 새로운 석유·가스 개발에 반대하지 않고 계속 허가하는가"라며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한다면, 그들은 신규 석유·가스 허가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품은 보호 유리막으로 인해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은 "오늘 오후 시위로 현대 초상화관을 폐쇄했고 미술관 내 다른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정상적으로 개방했다"며 "실제 작품이 손상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찰스 3세가 50여년간 자연보호와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음에도 그의 초상화가 활동가들의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오염 대처 등 환경 분야에서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열혈 환경운동가'로 불린다. 그는 2021년 11월 자국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스웨덴에서 기후활동가 2명이 클로드 모네의 작품에 페인트를 묻혔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이미지출처=기후단체 '오테르스텔 보트마르케르' 페이스북]

한편 기후 위기를 알리기 위한 활동가들의 '예술품 훼손'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언론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주요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표적으로 삼는다.

지난달에는 스웨덴에서 기후활동가 2명이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의 작품에 페인트를 묻혔다가 경찰에 연행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 작품에도 보호 유리막이 설치된 상태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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